권위 있는 미술 석학 초빙…韓 매력에 빠지게 할 것

'리서치 펠로십'이란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정복하며 세계 대중음악 역사에 이름을 새겼듯, 작가도 세계 최고가 돼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영미권을 비롯한 서구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미술계와 미술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트바젤·UBS의 ‘아트마켓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에서 미국과 영국 두 나라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63%. 프랑스·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까지 포함하면 서구권 국가의 점유율은 75%에 달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MMCA(국립현대미술관) 리서치 펠로십’ 신설을 추진하는 건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다. MMCA 리서치 펠로십은 해외의 권위 있는 석학을 한국으로 초빙해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김 관장은 “핵심은 서구 미술계가 자신들의 언어, 자신들이 인정하는 석학의 목소리로 한국 미술의 매력을 접하게 하는 것”이라며 “시행되면 한국 미술과 작가들의 가치가 세계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미술계 석학은 한국에서 최소 3개월 이상 머물며 한국 미술사와 작가 및 경향 등을 연구하게 된다. 연구 결과물은 세계적인 출판사들과 연계해 각국의 언어, 특히 영어로 출판된다.

한국으로 초빙하는 석학 수는 1년에 1~2명 수준. 관련 예산은 향후 5년간 10억원가량이다. 이 금액에는 직접 지급하는 항공비와 숙소비, 연구비, 해외 출판비와 통역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재원은 미술관 자체 예산과 후원금 등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이 밖에도 미술관은 초빙 석학에게 소장품과 아카이브 등 연구 자원 공유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전문가 조언을 받아 세부 내용을 정비하고 있다”며 “초청할 ‘석학급 후보’ 목록도 함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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