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몰아치는 미술품 경매시장…올해 낙찰률 5년 새 최저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2023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 결산'
올해 국내 양대 경매사의 낙찰액이 작년의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가을 열린 대규모 아트페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프리즈 서울’ 등으로 미술품 구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는데도 그렇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금리까지 오르면서 미술품 경매시장 참여자들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27일 공개한 ‘2023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연말 결산’에 따르면 서울옥션·케이옥션 등 양대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1125억원이었다.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지난해(2026억원)에 비해 44.5% 줄어들었다. 나머지 경매사 6곳을 모두 더해도 낙찰총액은 1535억원으로 작년보다 35% 감소했다.평균 낙찰률과 낙찰작품 수도 최근 5년간 최저치였다. 올해 경매에 출품된 총 2만7814점 가운데 낙찰된 작품은 51.2%(1만4238점)에 그쳤다.

다만 작가별 낙찰총액과 작품별 낙찰가 순위에선 ‘한국 미술’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작가별 낙찰총액에선 ‘한국 추상화 거장’ 이우환이 지난해 1위였던 야요이 쿠사마를 누르고 정상을 차지했다. 올 한 해 경매에서만 약 135억원어치가 팔렸다. 작품별 낙찰가에서도 이례적으로 현대미술이 아닌 조선백자 ‘백자청화오조룡문호’가 1위에 올랐다. 지난 5월 마이아트옥션 경매에 나와 총 70억원에 낙찰됐다. 2위 김홍도의 ‘죽하맹호도’(39억원), 3위 조선백자 ‘백자대호’(34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김영석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감정위원장은 “적어도 내년까진 미술시장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밝진 못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불황의 그늘을 해소할 방안이 무엇인지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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