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하루 앞둔 이준석 두고…與 한동훈과 껴안기 나설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27일 국회서 탈당 선언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선임 절차 마무리 되면 논의"
사진=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여당은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와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 측은 27일 국민의힘 탈당 관련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기자회견 일정을 대신 잡아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여당은 한 지명자와 함께 이 전 대표 설득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 탈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오후에 비대위원장 선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비대위원장과 관련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되더라도 여권의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이후엔 일련의 절차를 거쳐 창당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명은 가칭 ‘개혁신당’으로 하고 본 창당 시 사용할 이름도 정했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정치적 동반자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의 신당 전원 합류는 불발됐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25일 라디오에서 "당내에서 혁신을 이어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강했다"며 국민의힘 잔류 의사를 밝혔다.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허은아 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명확한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은 27일 기자회견에 이 전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천 위원장은 탈당 시 당협위원장직을, 허 의원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각각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이들이 당분간 여건을 살피며 이 전 대표의 후속 행보에 따라 발을 맞출 확률이 높다고 봤다. 유승민 전 의원의 합류도 요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는 연대 움직임이 활발한 모양새다. 특히 양 대표와는 12일 비공개 회동에 이어 16일 유튜브 생방송으로 진행된 4시간여의 대담 이후 힘을 합치는 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탈당 후 29일엔 두 사람이 함께 KAIST를 찾아 일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정치 신인’인 한 전 장관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슈 선점이 쉽지 않다는 것도 이 전 대표에게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 전 대표의 탈당과 한 전 장관의 취임 시기가 겹쳐 여론전 성격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한동훈호’ 출범까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탈당 날짜를 못 박은 것이 자충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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