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모바일 여권'에 수십억…특례기업 누적 투자유치액 1조

투자유치 해마다 늘어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시작된 뒤 수혜 기업들의 누적 투자유치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2019년 1월 도입된 지 약 5년 만에 거둔 성과로, 고금리와 경기 부진 등으로 얼어붙은 투자 환경에서 스타트업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도입 후 올해 9월까지 누적 투자유치액은 1조551억원에 달한다. 2020년 306억원이던 투자유치 규모는 2021년 2244억원, 지난해 6266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고금리 여파로 3분기까지 1735억원을 기록했지만 스타트업들에는 ‘가뭄 속 단비’가 되고 있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사업 아이디어가 규제와 관련돼 있는데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지 않았다면 투자를 고려하지 않을 정도”라며 “기업들로서는 샌드박스를 통해 결과를 보여줄 수 있고 사업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반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스마트폰에 여권 정보를 등록하면 이를 블록체인 정보로 변환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면세점과 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인 로드시스템이 대표적인 투자유치 사례다. 현행 규정상 면세점과 카지노는 실물 여권으로만 신분 확인을 하게 돼 있지만 로드시스템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아 최근 33억원의 시리즈B 브리지 투자를 받았다. 실증 특례 수혜 기업들의 신규 고용도 늘고 있다.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한 기업들은 2021년 403명, 지난해 488명, 올해(3분기 누계) 251명 등 총 1142명을 새로 채용했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제도가 성숙기에 진입한 만큼 ‘기회 제공’의 차원을 넘어 ‘사업 성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사업화 지원 강화, 법령 정비 완료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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