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김준수 “일본 현지 뮤지컬 작품 출연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업계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남자 배우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37)다. 목소리가 개성있고 가창력도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공연은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푸념마저 나올 정도다. 강력한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는 최근 개막한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주인공 드라큘라로 열연 중이다.
김준수는 11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드라큘라'는 뮤지컬 배우로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며 "초연부터 참여하면서 작품에 아이디어와 의견을 많이 낸 만큼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브램 스토커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세계적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만들었다. 미국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스웨덴, 오스트리아, 영국, 캐나다, 일본 등에서 흥행한 작품이다. 김준수는 2014년 국내 초연부터 올해 다섯번째 공연까지 10년째 드라큘라를 맡아 왔다.

외국에선 주로 40~50대 배우가 드라큘라 역에 캐스팅되는 것과 비교하면 김준수는 꽤 어린 나이에 캐스팅된 편이다. '샤큘'로 불리는 김준수의 드라큘라는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붉은 머리가 트레이드마크. 김준수는 "붉은 머리를 시도한 건 젊고 새로운 드라큘라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라며 "같은 색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일주일마다 염색을 해줘야 해서 유지하기가 만만치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공연부터는 빨간 머리를 하지 않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수록 오리지널 드라큘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향해가는 것 같아서 그 나이대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수가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노래)는 'She'. 드라큘라가 사랑한 상대역 미나에게 400년 전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하는 넘버다. 김준수의 의견을 반영해 프랭크 와일드혼이 국내 공연을 위해 특별히 추가했다. 김준수는 "미나와의 400년 전 러브스토리를 넘버 하나로 축약해서 설명하는 게 어떤지 제안했는데 작곡가가 흔쾌히 받아들여줬다"며 "서사적인 설득력을 높이는 넘버와 장면이라 가장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한 뒤 2010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서기 시작한 김준수는 어느덧 뮤지컬 배우로 일한 경력이 가수로 일한 경력을 넘어섰다. 김준수는 "아이돌 출신으로 춤을 추거나 몸을 쓰는 게 자신 있다보니 종합 예술로서의 뮤지컬에 강점을 가지게 된 듯하다"며 "다른 배우들과 구별되는 허스키한 목소리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뮤지컬 배우로서 목표는 일본에서 현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김준수는 "일본 팬들이 공연을 보러 한국까지 오는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그들을 위해 일본에서 일본어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큘라'는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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