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12월 FOMC 실망 가능성…환율 1300원대서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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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팀장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달에는 달러당 128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는 132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지난달 원화 강세의 배경은 미국의 10월 물가와 신규 고용이 둔화세와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의 기준금리 동결이다. 조만간 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키운 것이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리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데 따라 달러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나와 다시 원‧달러 환율을 밀어 올렸다.

이후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상승하자, 원‧달러 환율도 다시 꺾였다.12월 FOMC를 앞두고 다시 원‧달러 환율의 상방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1월 비농업 고용은 19만9000명 증가해 블룸버그 예상치(18만5000명 증가)를 웃돌았다. 한국시간으로 오는 12일 새벽에 발표될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원화 가치에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근원 CPI 상승률 컨센서스(전망치 평균)가 전년 동기 대비 4%로, 물가 안정 속도가 둔화될 전망이어서다.

이번 FOMC에서는 경제전망 수정치와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마무리됐다는 판단 아래 시장의 시선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집중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9월 FOMC에서 제시된 현재의 점도표의 내년말 기준금리 전망은 중간값 5.1%, 상단 5.25%다.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의 조합과 비교해 다소 높은 수준이다.
2024년 점도표 하향조정 폭이 12월 FOMC의 핵심. /자료=신한은행
12월 FOMC에서 나올 점도표는 기준금리 전망이 낮아질 여지가 적지 않지만, 하향 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 Fed가 데이터를 확인한 이후 후행적으로 통화정책 전환(피봇)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고수하면서, 과도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려 할 듯하다. 따라서 내년말 기준금리 전망은 상단 기준으로 5%나 4.75% 수준으로 Fed 위원들 사이의 의견이 모일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

Fed가 내년 점도표를 하향조정하더라도, 3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에 4%선까지 낮출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괴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반영된 기대감보다 더 완화적인 신호를 이번 FOMC에서 얻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인 점도 원화 가치 회복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의 유동성 불안과 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의 11월 CPI와 생산자물가지수는 11월에 마이너스권을 이어갈 듯하다. 부동산 투여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로 부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비의 반등은 위안거리이지만, 주가 하락과 더불어 외국인직접투자(FDI) 위축으로 펀드플로우가 여전히 불안정해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달러당 1300원선에서 숨고르기가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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