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LFP 대응 강화해야"

저자 인터뷰

中 주도 LFP 점유율 높아져
전고체 상용화 아직 갈 길 멀어
리튬 가격 여전히 비싼 수준
“세계 배터리 시장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건 한국 배터리 산업엔 분명한 리스크입니다.”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수석애널리스트(사진)는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전기차에 탑재되는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LFP 배터리는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그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트렌드 주도권도 가져갔다”며 “한국이 글로벌 배터리 리더임은 분명하지만 당장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 능력이 전무하다는 점은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베드나르스키는 세계 1위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에서 리튬, 코발트 등 주요 배터리 물질 시장 분석을 총괄하고 있다. 세계 150개국 1만50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그가 내놓는 분석에 귀를 기울인다. 올초 한국에도 발간된 글로벌 베스트셀러 저작 <배터리 전쟁>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저서에서 ‘한·중·일 트로이카’가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그 배경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강점인 ‘규모의 경제’와 ‘품질 생산’을 모두 실현해냈다는 점에서 “진정한 배터리 선도국”이라고 평가했다.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장악한 LFP 배터리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았다. 베드나르스키는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관심이 삼원계에 쏠리는 동안 중국은 조용히 LFP 기술 개발에 매진해 성능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전기차에는 고성능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쓰이겠지만 보급형 패밀리카용으로는 LFP 배터리도 충분히 좋은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LFP 배터리가 이미 3년 전부터 우위를 점했다”며 “중국 외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 나트륨이온배터리 등 차세대 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베드나르스키는 ‘리튬이온배터리 시대’가 최소 10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리튬이온배터리 역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제조 기술 등 여러 방면에서 혁신의 여지가 많다”며 “이제까지 투입된 천문학적인 투자를 수익화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차세대 제품으로 넘어갈 유인도 적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유럽 후발 업체들이 내세우는 나트륨이온배터리에 대해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며 “10% 이상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성장 단계인 만큼 향후에도 리튬 가격의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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