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백화점, 기념품 사업 시작…'더현대 굿즈' 내놨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올해 초 '브랜딩 강화 TF' 구성
디퓨저·에코백·식기·문구류 등 판매
영국 런던 해롯백화점처럼 브랜드 파워 키울 목적

2015년에 선보인 '더현대' 브랜드
더현대 서울 오픈 이후 영향력↑
서울 여의도 더현서울 5층 사운즈 포레스트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이 자사 브랜드 '더현대'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더현대'를 내세운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 영향력을 높이기에 최적의 시점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브랜딩을 통해 현대백화점이 향후 단순 유통채널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비전도 담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8일 더현대 서울 5층에 기념품 편집숍 '더현대 프레젠트'를 연다. 매장에서는 더현대의 아이덴티티를 적용해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일부 백화점들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굿즈를 제작한 경우는 있지만, 멤버십 등급과 상관없이 범용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더현대 프레젠트' 매장 앞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브랜딩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올해 초 '더현대 브랜딩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 TF에서 낸 첫 결과물이 '더현대 프레젠트'다. 대표 상품으로는 5층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의 향기를 담은 디퓨저가 있다. 5성급 호텔이 각 호텔만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시그니처향 디퓨저를 개발해 판매하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이외에도 더현대 서울 의 상징색인 초록색과 빨간색을 활용해 디자인한 에코백, 식기 등도 판매한다.

더현대 프레젠트 론칭에는 더현대 서울 개점 이후 혁신적인 공간의 상징이 된 '더현대'라는 브랜드의 영향력을 적극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실제 '더현대' 브랜드를 개발한 건 2015년이었지만 더현대 서울 개점 이전까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더현대 서울의 매출 호조세는 더현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일 더현대 서울은 개점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간 달성 기록이다.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 매장이 하나도 열지 않은 상태에서 달성한 실적인 만큼 더현대 서울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매츨을 견인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더현대 프레젠트'에서 판매하는 자체 기념품. 사진=이미경 기자
더현대 프레젠트 론칭 시점으로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많아지면서 더현대 서울이 주요 관광지가 됐다는 점도 고려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공항·기차역 등 교통시설을 제외한 서울 인기 관광지 1위는 더현대 서울이었다. 올해 1~11월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9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른 현대백화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305.2% 늘어난 것에 비하면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국에서만 사갈 수 있는 기념품을 찾는 외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K콘텐츠' 판매 공간도 더현대 프레젠트 매장 한 편에 마련했다. 한국 대표 싱글몰트 위스키 ‘김창수 위스키’를 비롯해 궁궐 디자인의 에코백과 전통문양 비누, 십이간지 동물 캐릭터 향초 등 한국 문화유산에 착안해 개발한 상품을 판매한다. K팝을 대표하는 인기 아이돌 굿즈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 브랜드 전략 담당자는 "영국의 해롯백화점 기념품숍에서 판매하는 굿즈들은 런던을 방문하면 꼭 사야 하는 제품이란 인식이 있다"며 "한국에서도 더현대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