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비싸서 못 샀는데…'작고 싼' 車 줄줄이 나온다

내년 EV3·4, EX30, 캐스퍼 전기차 출시
프리미엄 아닌 저렴한 소형 전기차 위주
업계 "전기차 대중화" 선언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EV3.
완성차 업계가 내년 경형·중소형 전기차를 대거 출시한다. 최근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주춤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작은'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3만665대다.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든 수치다.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던 완성차 업체들은 고가 전기차보다는 중저가의 소형 전기차를 국내에 먼저 출시하고 있다.기아는 내년 2분기 EV3를 시작으로 같은해 연말에는 EV4를 출시할 계획이다. EV3는 소형 전기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EV4는 중형급 세단 전기차이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모델이 아니라 비교적 가격도 저렴할 전망이다. 기아는 지난달 EV3·4·5의 가격이 3만5000~5만달러(약 4700만~6700만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장 저렴한 EV3는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을 출시한다. 가격은 전기차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4945만원(코어 트림)부터 시작된다.현대차 코나 일렉트릭(4452만원)와 500만원 차이여서 국산 전기차와도 겨룰 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EX30은 1회 충전 시 최대 475㎞(유럽 WLTP 기준)까지 주행할 수 있고, 10%에서 80%까지 배터리 충전 시간은 26분이다.경차 부활을 이끌었던 캐스퍼는 내년 전기차 모델로도 출시된다. 캐스퍼를 위탁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전기차 생산 설비 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업계는 내년 7월쯤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기아 레이EV/사진=기아
이러한 움직임은 전기차 대중화 전략의 일환이다. 고가로 접근이 어려운 전기차 가격을 낮춰 보다 많은 사람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기아는 EV3·4 출시를 선언하며 "대중화를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볼보코리아도 브랜드 최초로 소형 모델인 EX30을 출시했다.

경형, 중소형 전기차의 인기는 이미 레이EV로 증명된 바 있다. 레이EV는 지난 9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3개월 만에 2742대 팔렸다. 소형이면서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확 낮춘 게 인기 요인이다. 레이EV의 가격은 기본 모델이 2775만원부터 시작, 보조금을 받을 경우 1000만원대 후반까지도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보급형'이라 할 만한 작은 전기차 출시를 준비 중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25년 보급형의 쉐보레 볼트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EUV)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메리바라 GM 회장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렴한 배터리가 장착된 차세대 볼트를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폭스바겐도 2025년 2만5000달러대의 소형 전기 SUV인 ID.2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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