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한동훈' 등판 임박…지지율 부진한 與, 구원투수 되나

대구시민 환대에 기차도 미뤄
부인 진은정씨는 첫 공개행보

여권서는 "출마 초읽기"
선대위원장 등 '총선 중책론' 거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만촌동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등판설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 장관이 최근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총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한 데 이어 여권 내부에서도 ‘정치권 진입이 가시화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장관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법에 따라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직자는 선거 90일 전인 내년 1월 11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한 장관 본인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대구 일정을 두고는 출마 수순이라는 정치권 평가가 나왔다. 한 장관은 대구 시민을 향해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 이긴 분들”이라며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서울행 열차 탑승 시간을 3시간 미뤄가며 밀려드는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기도 했다. 한 장관의 부인 진은정 변호사가 봉사활동 형태로 공개 행보에 나선 것 역시 정치 행보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왔다.

여권 내부에선 그동안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30%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대중적 인기와 보수층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는 한 장관이 들어오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여권으로선 한 장관만한 카드가 없다는 설명이다.한 장관이 내각 안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다음 단계론 사실상 국무총리만 남았는데, 한 장관에 대한 야당의 반감이 커 임명이 쉽지 않다. 게다가 168석의 더불어민주당은 한 장관 탄핵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실행에 옮겨 처리하면 한 장관의 직무는 정지돼 사표도 내지 못하고 장관 공백 사태만 빚어질 수 있다.

여권 안팎에선 한 장관이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 외에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를 이끄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한 장관이 당 간판 역할을 할 만큼 중도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 장관이 아직 현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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