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회사 슈퍼널, 美에 전기비행 택시 공장

내년 12월께 시범비행
CES 2024서 시제품 공개
슈퍼널이 지난해 7월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공개한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콘셉트 모델.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독립법인 슈퍼널이 미국에 전기비행 택시 제조공장을 짓는다. 이곳에서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재원 현대차 사장 겸 슈퍼널 대표는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2024년 12월부터 미국에서 제조한 eVTOL의 시범 비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며 “4년 후인 2028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슈퍼널은 이를 위해 수개월 내에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eVTOL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새롭게 짓는 eVTOL 제조공장의 위치와 투자 금액 등은 밝히지 않았다.슈퍼널의 eVTOL은 최고 시속 190㎞로 비행할 수 있다. 조종사 한 명과 승객 네 명이 탑승할 수 있다. 해당 기체의 프로토타입(시제품)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eVTOL의 가장 큰 기술적 난제로 배터리를 꼽았다. 500m 이하 상공을 비행하는 eVTOL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기체 중량의 최대 40%가량을 차지한다. 가벼우면서도 오랜 시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그는 “현재 배터리 기술을 고려하면 eVTOL을 활용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 모빌리티를 둘러싼 법적 규제와 관련 인프라 부재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인 만큼 현재로선 eVTOL 운영을 위한 정책과 규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규제 기관 등과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항공 모빌리티의 대중화는 시간문제라고 했다. 신 대표는 “휴대폰과 엘리베이터에 적응한 것처럼 eVTOL 택시는 처음엔 ‘매우 진보적인 도시’에서만 쓰이겠지만 더 편안해지고 친숙해지면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곡점은 정말 빨리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슈퍼널은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엔지니어링 본사를 새로 열었다. 9월에는 프리몬트에 연구개발(R&D) 시설을 지었다. 슈퍼널 인력은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600여 명이다. 대부분 보잉, 록히드마틴, 테슬라에서 온 인재라고 신 사장은 밝혔다.

슈퍼널 설립 이후 2년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이 회사에 9억2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했다. 신 사장은 슈퍼널 기업공개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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