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 3세, 70년 만에 '킹스 스피치'

"尹대통령 부부 국빈 방문 기대"
사진=REUTERS
영국 의회에서 70년 만에 열린 ‘킹스 스피치’에서 찰스 3세 국왕(사진)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찰스 3세 국왕은 7일 즉위 후 첫 의회 연설에서 “이달 국빈 방문하는 한국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달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방문한다. 지난 5월 찰스 3세의 대관식 이후 초청되는 첫 국빈이다.영국 국왕이 의회 개회식에서 정부의 주요 법률 제정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을 킹스 스피치라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임 중에는 ‘퀸스 스피치’로 불렸다.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웨스트민스터로 출발하면서 이날 행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은 TV로 생중계됐다. 국왕은 웨스트민스터에 도착한 후 군주를 위한 출입문으로 입장하고 상원에서 왕좌에 앉았다. 이어 영국 의회의 질서 유지 담당자인 블랙로드가 하원으로 의원들을 데리러 갔는데, 이때 의회의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통에 따라 하원은 문을 닫았다. 블랙로드가 검은색 막대기로 문을 두드린 뒤 문을 열고 이동했다. 하원의원 중 한 명은 국왕의 안전한 귀환을 보장하기 위해 인질로 잡혔다. 국왕은 킹스 스피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법률안을 읽었다. 연설문 작성은 정부가 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연설한 경험이 있다. 당시 여왕은 거동 불편을 이유로 왕세자이던 찰스에게 의회 개회 연설이라는 주요 헌법적 역할을 맡겼다. 이를 두고 왕위 이양이 서서히 이뤄지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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