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약했던 일본의 긴축…원·엔 환율 다시 800원대로 [한경 외환시장 워치]

사진=연합뉴스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긴축 전환 수준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했다. 엔화 약세와 함께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내린 것으로 파악된다. 엔화 약세 영향으로 원·엔 환율도 내렸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40전 내린 1350원50전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40원대에서 움직였다. 전일보다 3원 하락한 1347원90전에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반등세가 급격하게 나타나 장중 한 때 1353원7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BOJ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던 것이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날 BOJ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재조정해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의 변동 폭 상한을 0.5%에서 1%로 올리되,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당초 시장에선 BOJ가 YCC 상한을 크게 올리는 방식으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전날 시장에서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의 정책 변경이 결정되며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규모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8엔대에서 150엔대로 올라섰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2% 증가해 시장예상치인 2.5%를 밑돈 점도 엔화 약세에 힘을 보탰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일본은행 발표는 1% 초과를 허용한다기 보다는 1%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며 "엔화 강세에 연동해 간밤 달러가 약세를 보였는데 이 포지션들이 오후 들어 되돌려졌다"고 설명했다.엔화 약세가 나타나면서 원·엔 환율도 하락세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원16전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03원10전)보다 3원94전 하락했다.

환율은 11월2일로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여부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금리를 연 5.25~5.50%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은 98.3%에 이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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