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기뻐하길'…숨진 소방관 퇴직연금 기탁한 유족(종합)

30년 근무 후 갑작스레 숨진 대구안전본부 故 오재영 소방관
고인이 노후 보내려던 산청군 등에 유족이 1억6천만원 기탁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지난해 숨진 고(故) 오재영 소방위(당시 56세) 유족 대표가 오 씨의 퇴직 연금 1억6천만원을 기탁했다고 30일 밝혔다. 경북 성주군 출신인 오 소방관은 30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는 독신이어서 자신이 숨져도 연금을 수령할 직계비속이나 존속 등 공무원연금법상 연금수급권자가 없었다.

여동생 등 유족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을 추모하고자 공무원 퇴직연금 특례제도를 활용해 연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연금수급권자가 없을 때 연금을 사망한 공무원을 위한 기념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은 평소 산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여동생과 교류가 잦은 편이었다.

퇴직하면 산청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할 정도로 산청에 애정이 컸다. 유족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산청군향토장학회 장학 사업에 1억원, 순직 소방공무원 가족 지원 사업에 6천만원씩 각각 전달했다.

고인의 동생 오미경 씨는 "오빠는 정년퇴직 이후 산청에서 노후를 함께 보내겠다고 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너무 안타깝다"며 "연금을 지역 인재 양성에 사용하면 하늘에서 기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화 산청군수는 "가족을 잃은 슬픔도 클 텐데 이렇게 기부를 해줘 감사하다"며 "고인의 소중한 장학금을 지역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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