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으로 내 눈 앞에 배달된 음식의 뒷 이야기[책마을]

모던 키친
박찬용 지음
에이치비 프레스
472쪽
2만2000원
GettyImages-
현대 한국인들은 과거에 비해 직접 요리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점심을 거리의 식당에서 해결하고 저녁은 음식을 배달해서 먹거나 간편식으로 훌륭하게 때운다. 내 집 주방의 요리하는 기능은 축소되고 있다. 하지만 식당, 프랜차이즈 외식기업, 식품공장, 농장까지 집 밖의 주방은 점점 확장되고 있다.

잡지 에디터로 오랫동안 라이프스타일 관련 글을 써온 저자는 <모던 키친>에서 공장과 주방과 농장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탐구한다. 2021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제작된 배달 플랫폼 요기요 뉴스레터 내용을 단행본 꼴로 구성해 추가 편집한 버전이다. 저자는 제주부터 철원까지, 산골짜기부터 바다 위까지 2년간 40여 곳의 식품 제조와 식재료 재배 현장을 찾았다.책의 첫 부분은 주방의 대량생산 버전인 식품공장이다. CJ 햇반을 만드는 즉석밥 공장은 21세기 한국인의 밥솥이다. 집에서 밥 짓는 과정과 똑같이 쌀을 씻고 불리고 솥에 넣고 불을 올리고 뜸을 들인다. 저자는 만두, 라면, 커피, 요거트, 초콜릿, 명란 등 공장 내부를 탐구한다. 효율적 생산과 대중적 맛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프랜차이즈 식품 연구소를 찾아 표준화된 맛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도미노피자, 굽네치킨, 던킨도너츠 연구소는 ‘복제가 가능한 노하우’라는 주제를 연구하는 곳이다.

저자는 인도 카레, 타코, 햄버거, 치킨 등 맛집들의 주방을 들여다보며 이들의 영업비결도 탐구한다. 40인분의 짜장을 한꺼번에 하루 세 번씩 볶는 인천 중국집, 유기농 밀가루로 아침마다 빵을 굽는 여의도 햄버거집, 130도 열기 속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송편을 빚는 떡집 등 유명 맛집의 생생한 주방의 모습을 담는다.마지막으로는 식재료의 산지에 다녀온 이야기를 담는다. 산지도 주방이라 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물류가 발달한 한국에선 전국의 농수축산물을 즐기는 것이 어렵지 않다. 전국 산지는 집의 부엌과 연결된 살아있는 주방이라는 것이다. 미나리, 와사비, 당근, 포도, 문어 등 고품질의 식재료에는 이를 만들어 내는 치열한 삶이 담겨있다.
모던 키친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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