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업 실적 둔화 이어질 듯… 가계·기업부채 변수"

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로 인해 내년 금융산업은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업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이 있는 여신전문업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는 내년 은행업의 대출증가율은 3.4%를 기록해 올해(3.5%)와 지난해(4.9%)에 이어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계대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소폭 개선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겠지만 고금리 부담으로 신용대출 감소세는 계속될 것이라 관측했다. 기업대출은 시설자금 등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증했던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시장 회복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한편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이 하반기부터 하락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보험업은 신규 회계 기준이 적용되면서 장성보험 위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당국 가이드라인 제시 등 회계기준 변경 효과가 완화되면서 업계 수익성은 정체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신전문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업은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치고, 조달비용과 충당금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적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캐피탈업도 자동차 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 사업 부문은 성장하겠지만 조달비용 및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누증된 가계부채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부채, 이연된 부동산 PF 부실 등을 변수로 지목했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 비아파트나 지방 건설사업장의 부동산 PF 등 비중이 높은 비은행업권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내년 금융회사들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을 최우선으로 하되 생산성 향상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고금리와 강화된 자본규제에 더해 고령화도 고착화되고 있어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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