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운 뱅크샐러드 CLO "스타트업엔 규제샌드박스 지정 속도 빨라야"

"혁신에 대한 시도나 실험적인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에는 규제 샌드박스(면제 특례) 지정을 더 빨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정운 뱅크샐러드 최고법무책임자(CLO·사진)는 15일 서울 도화동 뱅크샐러드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예방적인 규제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실증적인 규제를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CLO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실패의 여파가 작을 수 있다"며 "테스트베드라는 규제샌드박스 제도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 빠르고 가볍게 멀리까지 가 볼 수 있도록 스타트업에 더 큰 기회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마이데이터는 신용, 자산, 건강 등 개인의 신용정보를 의미한다. 최근 개인이 금융기관에 자신의 마이데이터 전송을 요구하는 권한이 법적으로 허용되면서 개인화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앤장법률사무소, 구글코리아 등을 거친 이 CLO는 정보기술(IT) 분야 법률 전문가다. 뱅크샐러드는 2020년 그를 영입하면서 CLO를 새로 신설했다. 이 CLO는 "데이터 전문기업인 뱅크샐러드는 금융, 건강 등 전통적으로 규제가 강한 분야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며 "규제를 준수하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제도 개혁을 제안하는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나 은행·카드사와 같은 전통 금융기관이 더 유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CLO는 "경쟁사들이 마이데이터를 기존 사업을 강화하거나 부가 기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한다면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른 사업자와 비교했을 때 데이터로 기존 문제를 푸는 비즈니스에 절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뱅크샐러드는 국내에 출시되는 모든 신용카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개인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뱅크샐러드는 이르면 올해 말 시작되는 주택담보·전세 대환대출 비교 서비스에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 CLO는 "이미 주담대 제휴 금융기관이 25개일 정도로 업계에서는 앞선 위치에 있다"며 "빅테크와도 유의미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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