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다국적 인질' 전쟁 최대 변수

"공습때마다 인질 처형할 것"
이스라엘 섣부른 지상군 투입
외교적 문제 불거질 우려 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납치한 ‘다국적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복잡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 다국적 인질이 이번 사태의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9일(현지시간) 예비군 30만 명에 대해 동원령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이 24~48시간 안에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포함한 다국적 인질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어 이스라엘군이 섣불리 지상 작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습하면 포로로 잡아온 150명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더 큰 문제는 인질 중 이스라엘인뿐 아니라 다른 외국인도 많다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일 “가자지구 내에 억류된 인질 가운데 미국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외교부와 멕시코 외교부는 각각 자국인 11명과 2명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근로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독일과 영국, 브라질 등도 자국 국민이 하마스에 납치됐다고 확인했다.10일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양측의 사망자는 총 16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6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인질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되면 이들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소탕에만 집중한 나머지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전개했다가 이스라엘이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마스뿐 아니라 이스라엘도 인질 희생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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