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중동전쟁 우려…국제유가 4% 급등

"하마스 공격 배후에 이란 있다"
개입 확인 땐 美·이란 '대리전'

美, 핵항모 급파·전투기 증강
WTI 뜀박질…세계경제 요동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중동 정세뿐 아니라 세계 경제마저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 국제 유가가 4%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이번 공격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9일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전날 대비 4.09% 급등한 배럴당 86.18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3.77% 오른 배럴당 87.77달러에 거래됐다. 원유 시장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는 큰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모두 주요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란이 사실상 하마스의 공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을 계획하는 데 이란 안보 당국자의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하마스의 대규모 공격 작전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란의 개입이 사실로 확인되면 이번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확전할 가능성도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란이 이번 공격을 지시했거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보지 못했지만, 이란이 오랜 기간 하마스를 지원해 왔다고 설명했다.미국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핵 항공모함 전단을 이동 배치하고 F-35, F-15, F-16, A-10 등 전투기 편대를 증강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현존하는 항모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제럴드포드함이 포함돼 있다. 제럴드포드함은 A1B 원자로 2기로 동력을 20년간 무제한 공급받을 수 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진행 중이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벤 구리온 국제공항과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 로켓을 발사했다. 전쟁 이틀 만에 사망자가 이스라엘 700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493명 등 1200명에 육박했다. 부상자는 이스라엘에서 2100명, 가자지구에서 2300명 등 총 4400명에 달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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