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놀랐어요"…'또래살해' 정유정 자필편지 공개

정유정의 신상공개용 증명사진(왼쪽), 동창생이 제공한 고교 시절 졸업사진(오른쪽) 사진=경찰청, MBN 방송화면 캡처
과외 앱을 통해 알게 된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정유정이 언론에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JTBC '악인취재기'는 지난 3일 정유정이 취재진에게 쓴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정유정은 편지에서 "공판기일 날 기자님들이 너무 많이 와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며 "그만큼 저의 죄가 중하다는 생각에 지금은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또 "(JTBC는) 제가 자주 보는 채널이기도 했고 탐사보도도 몇 번 본 적이 있다. 그렇지만 기자님께서 저에 대해 많이 궁금하신 점들도 있고 회신도 받지 못하시다 보니 할아버지가 거주하시는 집 앞으로 자주 찾아오시고 아버지 회사까지 미행하셨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제가 당했던 학대들은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해서 증거가 없다. 탐사보도에 제가 어떤 일을 겪었다고 말한들 설득력과 증명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그래도 저에 대해 어떤 부분이 궁금하신지 해서 답장을 쓰게 됐다"고 했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과외 앱을 통해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피해자(26) 집을 찾아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정유정은 범행 전 같은 또래 여성 1명과 남학생 1명 등 다른 피해자를 물색해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에 따르면 과외 앱이 아닌 온라인 중고 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20대 여성 1명을 부산 북구 한 산책로로 유인해 살해하려다가 주변에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등 상황이 벌어지자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같은 앱을 통해 10대 남성 1명도 불러내려고 했지만, 이 남성은 해당 장소로 나오지 않았다.

정유정은 당초 계획적인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지난달 18일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계획적인 범행이었음을 인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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