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백기' 든 압구정 3구역 "재건축 설계 재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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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1일까지 입찰 진행
설계 공모지침 준수 여부 검토
공공기여 축소하는 용역 착수
설계자 선정 과정에서 서울시 지침 위반 논란이 일었던 강남구 압구정3구역(투시도)이 다시 설계자 선정 공고를 냈다. 서울시 지침 내에서 가구 수를 대폭 늘리지 않는 대신 임대주택 등 공공기여를 줄이는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사업성 분석을 위한 별도의 컨설팅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3구역 재건축 조합은 이날 국제현상설계 공고를 냈다. 다음달 11일까지 입찰한 뒤 11월 6일까지 설계작을 접수해 12월 9일 설계 우수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선작은 우수작 중 조합 총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이번 공모에는 사전검토 절차가 추가됐다. 조합은 건축사·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심사위원회를 꾸려 작품 심사 하루 전날인 11월 8일까지 설계 공모지침과 신속통합기획 준수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중대한 하자가 확인되면 본 심사에 반영하기로 했다.

설계자 선정이 취소된 희림건축도 이번 공모에 참여할 전망이다. 앞서 희림건축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과 지구단위계획에서 제시한 법적상한용적률 300%보다 높은 360%까지 가능하다”며 이를 전제로 한 설계안을 내세워 당선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희림건축을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고발해 결국 조합이 설계자 선정을 취소했다. 조합은 주동과 단위가구 평면도, 입면, 공공보행로, 트램 등 희림건축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또 이번 공모지침서에 조합과 소송 중인 업체는 참여할 수 없고, 소송을 제기하면 참가 자격을 박탈한다는 조항도 넣었다.

이날 조합은 설계 공모와 함께 “신속통합기획 및 1 대 1 재건축 등 공공기여부 항목 선택에 따른 대안을 검토하겠다”며 별도의 컨설팅 용역을 냈다. 1 대 1 재건축은 통상 가구 수를 늘리지 않고 기존 조합원 수만큼 아파트를 새로 짓는 재건축 방식을 의미한다. 1 대 1 재건축을 하면 일반분양 물량 감소로 분양수익이 줄고 분담금이 늘지만 대형 평수 위주의 배치로 고급화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현행법에 따르면 상한용적률에서 법적상한용적률까지 늘리는 경우 용적률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채워야 한다. 압구정3구역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상한용적률 263%, 법적상한용적률 300%다. 법적상한용적률을 적용하면 가구 수가 3946가구에서 58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안에 제시된 용적률 범위 안에서 일반분양·임대주택 가구 수와 공공기여 항목을 재검토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변에서 1 대 1 재건축이 허용된 전례가 없다”며 “임대주택 가구 수를 유지하고 법적상한용적률을 채워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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