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밥-김치' 삼총사 고맙다…K농식품 수출 역대 최고치 경신세

9월 중순 농식품 수출 63억1000만달러로 올해 첫 '상승 전환'
스마트팜, 농약 등 전후방산업 합치면 84억6000만 달러로 1.8% 증가

라면 23.5%, 쌀가공식품 16.2%, 김치 9.9% 등 고른 성장
딸기, 배 등 K과일에 스마트팜, 농약, 종자까지 수출 견인
한국 라면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들. 농심 제공
우리나라의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기세다. 냉동김밥 등 쌀가공식품과 라면, 김치까지 한국인들의 단골 밥상 메뉴가 농식품 수출 성장세를 이끌고 트랙터, 스마트팜 등 농업 전후방 산업의 수출도 상승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2주차(9월16일)까지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0.4% 증가한 6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팜, 농기자재 등 농업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소위 ‘K푸드+’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4억6000만달러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88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은 농식품 수출은 올해 세계적 경기 둔화, 엔저 등 수출 여건이 악화되며 최근까지도 전년 대비 감소한 수준에 머물렀다. 그랬던 것이 하반기 들어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며 9월 중순 올들어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품목별론 라면이 6억5700만달러로 가장 큰 수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5%가 늘어났다. 불닭볶음면 등 한국 특유의 매운라면, 볶음면 제품들이 해외 유튜버들의 ‘매운맛 도전’ 아이템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냉동김밥을 필두로 한 쌀가공식품 수출액도 1억4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오랜 수출 상품인 김치 역시 한식의 인기와 함께 수출액 1억13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9.9% 늘었다. 한국인의 점심 한끼를 채워주는 단골 메뉴인 김밥, 라면, 김치가 수출 성장을 이끈 셈이다.국산 과일들의 선전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상품으로 자리잡은 딸기는 전년대비 26.9%가 증가한 5300만달러 어치가 수출됐다. 그간 수출 주력 품종이었던 금실 외에도 커다란 과육과 높은 당도로 유명한 ‘킹스베리’, 단맛이 강한 ‘비타베리’는 국산 신품종들이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배 역시 서양배와 달리 당도가 높고 아삭한 특유의 식감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전년 대비 18.1% 증가한 3200만달로의 수출고를 기록했다.

스마트팜, 트랙터 등 농업 전후방 산업의 수출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떠오른 스마트팜은 수주액 포함해 2억3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2.8%가 늘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의 수주가 이어진 결과다. 최근엔 국내 기업 드림팜이 사우디 투자사와 총 1억2000만불(3.55헥타르) 규모의 스마트팜 복합단지 구축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약 수출액도 국산 제초제가 미국 등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3억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1.8%가 늘었다. 종자 수출액도 3800만달러로 7.6%가 증가했다.시장별로는 중국 수출이 리오프닝 효과에 힘입어 9억7700만달러로 11.3% 증가했다. 미국(9억1000만달러), 유럽연합·영국(3억7600만달러)등 선진국 수출도 김치 등 건강식품의 인기로 각각 3.8%, 1.2% 성장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일본(10억3500만달러), 아세안(12억6800만달러)에선 수출액이 각각 7.4%, 6.1% 가량 줄었다.

정부는 남은 하반기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품질관리가 중요한 신선식품은 해외 5개국에서 콜드체인 지원을 강화하고,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물류비도 추가 지원한다. 12월부터 미·일·중·아세안 등 20여개국 대형유통매장에서 수출업체 마케팅과 연계한 대규모 판촉도 추진해 수출 촉진 효과도 극대화한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농식품 수출이 상승 전환할 수 있었던 동력은 농업인과 우리 기업들이 함께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제품 현지화 등에 힘쓴 결과”라며 “시장·품목별 여건에 따라 수출전략을 세분화해 남은 기간 수출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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