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항저우에 딸려 온 AVC 동메달…정지석 "매일 보며 반성"

정지석, 허리 통증 안고 양 팀 최다 득점…"국가대표니까요"
한선수, 후배들 향해 "자기 자신 믿길…무조건 할 수 있다"
남자배구 대표팀 '주포' 정지석은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 동메달을 챙겨 항저우행 비행기에 올랐다.지난 7월 대회 준결승전에서 바레인에 발목 잡혔던 쓰라린 경험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되새김질하기 위해서다.

이후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 5위까지 밀렸던 터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한국 배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정지석의 간절함이 잘 드러난다.

정지석은 21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C조 예선 2차전에서 캄보디아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전날 허리 통증으로 벤치를 지켰던 정지석은 이날도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이를 악물고 양 팀 최다 득점(11점)을 올렸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정지석은 "AVC 챌린지컵과 아시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너무 분하다"며 "동메달을 볼 때마다 반성하기 위해 (선수촌에 메달을) 가져와서 현관문에 걸어놨다"고 말했다.
전날 인도전 패배는 자신이 코트를 밟지 못해 그 아쉬움이 배가 됐다고 했다.정지석은 "소속팀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다.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고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라면서 "너무 간절한데 혼자 그냥 목소리밖에 낼 수 없다는 게 답답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부상 투혼의 원동력을 묻자 "국가대표니까요"라고 즉답했다.정지석은 "오늘 아침에 약을 먹었는데도 3세트부터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스파이크를 하기 위해 허리를 젖힐 때 조금 통증이 있더라"면서도 "좋은 세터들이 저를 믿고 잘 올려줘서 무리 없이 경기를 마쳤다"고 공을 돌렸다.

대표팀은 전날 패배로 조 1위를 놓쳐 대진운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선수들의 목표 의식에는 변함이 없다.

정지석은 "캄보디아를 이기면 (대진표 확률상) 파키스탄, 카타르, 이란을 이겨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선수들끼리 '오히려 좋다.

어차피 금메달 따려면 이겨야 하는 상대들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강조하는 것도 '자신감'이다.

한선수는 "오늘 첫 세트가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좀 더 자기 자신을 믿는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할 것"이라며 "순간의 작은 차이가 득점과 실수를 가르기 때문에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경기를 마친 뒤 후배들에게 "힘든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지금 왔을 뿐이다.우리는 무조건 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서로 믿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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