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황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이사회마저 떠난다

이사회 고문직 내려놓기로…은퇴 후 자선사업 임할 듯
스타벅스의 창업자로, ‘커피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70‧사진)이 스타벅스 이사회마저 떠난다. 그의 빈 자리는 알리바바 임원 출신의 웨이 장이 채우게 됐다.

스타벅스는 13일(현지시간) 슐츠 명예회장이 스타벅스 이사회 고문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스타벅스 측은 슐츠 명예회장의 퇴임 사유와 관련해 “계획된 변화의 일부”라며 구체적인 사정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은퇴 후 “아내와의 시간, 그리고 다양한 자선 사업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슐츠 명예회장은 스타벅스를 경영하는 동안 사회적 소외 계층과 청소년, 인종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바 있다.슐츠 명예회장은 “이 회사에 몸담았던 지난 41년을 돌이켜 보면 전 세계에서 이 회사를 거쳐 간 500만명이 넘는 파트너(직원)들에 의해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고객 경험이 구축됐다”며 “스타벅스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준 수백만 명의 주주들과 고객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감사함을 전한다. 스타벅스가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여정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엄청난 축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회장이라서, 고객으로서, 그리고 또 지지자로서 스타벅스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지도자들을 도울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1982년 스타벅스에 마케팅책임자로 입사한 슐츠 명예회장은 1987년 경영권을 인수해 2000년까지 성장을 주도했다. 2000년 한 차례 CEO직에서 물러났지만, 2008년 다시 복귀해 2017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이후 그의 직함은 2017년 ‘회장’, 2018년 ‘명예회장’으로 바뀌며 실무와 멀어졌지만, 스타벅스에 리더십 공백이 생길 때마다 임시 CEO로 등판해 회사의 중심을 잡아 왔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는 출마설이 일며 정‧재계에 고루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의 재임 기간 스타벅스는 전 세계 86개 시장에 3만6000개 이상의 매장을 둔 커피 제국으로 성장했다. 1992년 상장 이래 주가는 약 3만6000% 올랐다. 지난해 세 번째 임시 CEO로 나선 뒤로는 바리스타들과의 관계 개선, 매출 증가 전략 수립, 올리브오일이 첨가된 커피 ‘스타벅스 올레아토’ 출시 등을 주도하며 퇴임 전까지 왕성한 경영 활동을 벌였다.스타벅스는 알리바바 그룹에서 국제 비즈니스와 미디어 전략을 책임졌던 웨이 장을 이사회에 새로 영입했다. 웨이 장은 최근까지 알리바바 픽처스 그룹 사장과 알리바바 그룹 수석 고문을 지냈다.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을 위한 인사라는 평가다. 그는 오는 10월 1일부터 스타벅스 이사회에 합류한다. 멜로디 홉슨 의장, 베스 포드 랜드오레이크스 CEO에 이어 세 번째 여성 멤버다.

이날 스타벅스 주가는 전날보다 0.69달러(0.72%) 오른 96.93달러에 마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