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아르떼뮤지엄 육성 위해 '제주패스' 만들어야"

아르떼 16개월 만에 100만명 돌파
"전시회 보자" 유모차 끌고 찾아와

제주도 박물관·미술관 83개 활용
英·佛처럼 '관광 스펙트럼' 넓혀야
제주도 최고의 관광 자원이 자연경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외에 경쟁력 있는 관광 콘텐츠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예술 시설도 도 전역에 있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서귀포시 안덕면 ‘본태박물관’, 전국 최초의 시립미술관인 서귀포시 ‘기당미술관’, 제주시 한경면 ‘저지 예술인 마을’ 등을 묶으면 현대미술 및 건축 투어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다.

문제는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할 만큼 뜬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2020년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제주’ (사진) 정도가 인기를 끄는 시설이다.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박물관 62개, 미술관 21개 등 총 83개의 문화 시설이 있다. 하지만 활성화 정도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제주박물관은 관람객이 2019년 35만8000명에서 지난해 24만6000명으로 31.2% 쪼그라들었다. 아르떼뮤지엄이 개관 1년4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긴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관람 시설을 묶어서 상품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영국의 ‘런던 패스’, 프랑스의 ‘뮤지엄 패스’ 등을 참고해 문화·예술 콘텐츠 분야로 제주 관광의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차원에서 ‘하이 패스’ 사이트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자연 관광지 위주로 할인 판매하는 수준에 그친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주도는 이미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각각의 특색을 고려해 매력적인 투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다양한 패스를 도입하는 전략도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다만 제주도 박물관·미술관의 70%(58곳)가 민간 운영 시설이라는 점은 넘어야 할 허들이다.

제주=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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