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케링 2분기 주춤…"유커 돌아왔다" 회복 기대

'파티' 끝난 글로벌 명품시장

보복 소비 끝나가자 매출 증가율 둔화
中 단체관광 효과…"예전만 못할 수도"
팬데믹 기간 고공행진했던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성장세가 올 들어 대부분 주춤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각각 고금리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으로 소비가 부진한 여파다. 중국이 최근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실적 반등 기대가 커졌지만 ‘유커(중국인 관광객) 효과’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1위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2분기 매출은 212억600만유로(약 30조365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증가율(23%)에서 크게 둔화했다. LVMH에서 두 번째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매출 증가율이 지난해 24%에서 2분기 3%로 크게 낮아졌다. 케링그룹 매출은 같은 기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북미 지역 매출이 23% 급감했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만 2분기 매출이 21%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이 같은 성장 둔화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LVMH 주가는 최근 6개월간 2.18% 하락했다. 지난 4월 주당 904유로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로 조정받았다. 케링 주가도 최근 6개월간 12.8% 떨어졌다.

최근 중국이 소비 진작을 위해 해외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명품 기업 실적이 회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명품 ‘큰손’으로 통하는 유커들이 귀환하면 명품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중국이 자국민의 단체관광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당일 명품 기업 주가는 일제히 반등했다. LVMH와 에르메스는 각각 3.4%, 3.2% 상승했고, 까르띠에, 바쉐 콘스탄틴, 피아제 등을 보유한 명품기업 리치몬트도 2.5% 올랐다.

유커 귀환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디플레이션 국면에 들어서며 소비가 둔화하고 있어서다. 명품 소비의 주축인 청년실업률은 6월 기준 21.3%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최근 위안화 약세도 유커들의 면세 쇼핑을 위축시킬 수 있다.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중국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 가치에 기반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고 있다”며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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