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15년 만에 귀국한 날…태국 총리에 '측근' 뽑혔다

'부동산 재벌' 출신 세타 타위신
군부 세력과 손잡고 공동 집권
'부패로 12년형' 탁신, 사면될 듯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측근인 세타 타위신 프아타이당 후보(60·사진)가 22일 제30대 태국 총리로 선출됐다. 탁신 계열로 알려진 프아타이당이 집권하면서 탁신 전 총리의 사면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치러진 태국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서 세타는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정당 연합의 단독 후보로 지명돼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세타 총리는 태국의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산시리의 회장을 지냈다. 지난 5월 열린 총선을 앞두고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세타 총리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며 가깝게 지내온 측근으로 알려졌다. 탁신 전 총리가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배경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탁신 계열로 알려진 프아타이당은 5월 총선에서 141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다.

프아타이당은 당초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중심의 민주 진영 야권 연합에 참여했다.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 대표가 의회 투표를 통과하지 못하자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제하고 왕실 모독죄를 개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군부 정당을 포함한 보수 세력과 손잡았다.

프아타이당은 선거 전날 팔랑쁘라차랏당, 루엄타이쌍찻당 등 군부 진영 정당을 포함해 11개 정당이 연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11개 정당 연합 의석은 하원 500석 중 314석을 차지한다. 태국 총리 투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도 군정 시절 임명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사실상 군부 진영과 결탁해 총리를 배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탁신 전 총리가 사면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 2008년 태국을 떠난 뒤 15년간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이어온 탁신 전 총리는 이날 귀국했다. 탁신은 네 가지 부패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군부 세력과 결탁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면서 최소 감형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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