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도 '영끌'…'철근 누락' 속출하는 이유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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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최근 무량판 구조 붕괴사고 이후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철근 누락도 많았고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한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설계를 잘못했단 얘기도 있고 시공 중 감리가 부실했다는 말도 있습니다.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의 '영끌 수주'에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수주판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이용해 사업지를 최대한 늘려간 것입니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주춤해지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 나라에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습니다. 금리가 갑자기 오르자 분양시장도 주춤하게 됐고요. 하지만 건설사들은 이자 부담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빚을 내 땅을 샀고 얼른 사업을 마무리해 돈을 회수해야 하는데 일을 진행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부실시공의 문제가 시작됩니다. 금리가 높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빠른 기간 내 준공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이어간 것입니다. 장마 기간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하거나 전문 건설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비전문가를 활용해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철근이 누락되고 강도가 낮은 콘크리트가 타설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일은 이미 터졌습니다. 이젠 수습이 중요합니다. 이번 기회에 건설 현장의 설계, 구조설계, 인허가 및 감리, 감독 제도가 더욱 선진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외국인 전문 건설인력 운영도 체계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해외 건설시장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 건설기술력을 보유했다고 자신 있게 얘기하면서 수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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