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키우자"…부산권 '기술동맹'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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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기업·기관 '협의체' 발족부산시가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책 전환에 나섰다. 작년까지는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의 전장화를 지원했다면 올해부터는 2차전지 기술 실증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 영역을 확장했다. 지역 중견기업들도 2차전지 분야 ‘기술 동맹’을 확보하는 등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2차전지 소재 네트워크 확장
중견기업 핵심기술 선점 주력
市, 올해 관련예산 616억 확보
'기술실증 지원' 정책전환 나서
9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2차전지 관련 확보 예산은 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장용 기술 실증 사업 중심에서 2차전지로 사업을 확대한 게 특징이다.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를 포함한 모빌리티에 적용하는 사업을 지원하는 데 197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충북대가 주도하는 2차전지 혁신융합대학 사업(예산 408억원)에도 부산대와 경남정보대가 참여하며 산학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총예산 2145억원에 이르는 RIS(지방자치단체 대학 간 지역혁신사업) 사업에서도 2차전지와 관련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정책의 핵심은 네트워크다. 부산시는 부산테크노파크와 함께 지난달 25일 ‘부산권 2차전지 지산학(지자체 산업계 대학) 복합체’를 발족했다. 금양, 코렌스, 성우하이텍 등 17개 기업이 참여해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을 활용해 2차전지 소재 개발에 앞장선다.
지역 중견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부산탱크터미널과 조광페인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업력 50년의 수출입 액화물 종합 창고 기업 부산탱크터미널을 운영하는 류상훈 대표는 2020년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알앤에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폐배터리에서 2차전지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추출해 탄산리튬과 코발트, 니켈을 회수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제조 과정에서 폐수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데다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탄산리튬을 추출한다는 강점이 있다. 1㎏의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데 0.7㎏의 이산화탄소가 들어간다. 국내 대기업에서 8억원을 투자받아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2024년 탄산리튬 월 1000㎏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도료기업에서 종합화학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중인 조광페인트도 차세대 2차전지 기술 선점을 위해 ‘기술 동맹’ 확보에 나섰다. 글로벌 2차전지 제조 기업과 함께 미국과 헝가리에 2차전지 방열 소재 제조 공장을 설립했다. 연산 3000t 규모로, 수요가 커 공장 가동과 동시에 증설 계획까지 세워뒀다.
방열 소재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면 EMI(전자파 간섭) 차폐와 음극재 소재는 차세대 2차전지 기술 선점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조광페인트는 △폐배터리 △2차전지 소형 셀 △음극재 △양극재 △초고밀도 2차전지 △전고체 등 국내외 관련 기업과 공급망을 형성하거나 공동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서순석 조광페인트 신사업실장은 “현재까지 나온 2차전지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보다 차세대 2차전지 기술을 선점하는 게 목표”라며 “2차전지 제조사부터 소재 기업까지 기술 네트워크를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