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 전 '연필사건' 학부모에 수차례 전화 받았다"

교육부·교육청 조사 결과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2년 차 교사 A씨가 생전 일부 학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고, 이로 인한 불안감을 동료들에게 털어놨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4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교육부·서울교육청 합동조사 브리핑에서 “동료 교원 진술에 따르면 ‘연필 사건’ 이후 해당 학부모가 여러 차례 고인의 휴대폰으로 전화했다”며 “(고인이) 알려준 적 없는 전화번호를 해당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 학급에서 수업 시간에 일어났다. 당시 B 학생이 C 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C 학생이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기 이마를 그어 상처가 생긴 일이다. A씨는 이날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약 1주일간 해당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다. 다만 교육부는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폰 번호를 알게 된 경위와 담임 자격 등을 언급한 폭언이 있었는지 여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부적응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도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D 학생은 수업 중 불안 증세를 보이며 난동을 부려 왔다. 그러나 D 학생의 학부모는 ‘집에서는 그러지 않는다’며 비협조적으로 반응해 A씨가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학급 내 정치인 가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학교가 학부모 직업 등을 수집하고 있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A씨가 학교폭력 관련 사안으로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출장을 다녀온 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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