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루브르만 가려고요?...'예술 보물지도'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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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예술품을 찾기란 너무 쉬운 일이라, 마치 여러분이 항상 자신의 코끝을 보면서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다반사입니다."

최근 국내 출간된 <아트 하이딩 인 파리>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이 책은 예술품이 가로수처럼 즐비한 파리에서 예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보물지도'다. 기껏 파리까지 가서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오랑주리미술관 세 곳만 훑고 돌아오는 안타까운 사태를 막아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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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예술 명소를 소개한 <아트 하이딩 인 뉴욕>의 후속작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이자 작가 로리 짐머가 글을 쓰고 마리아 크라신스키가 삽화를 그렸다.

부제는 '당신이 모르고 지나친 파리의 예술 작품들'. 책은 예술 작품, 예술가와 관련된 파리의 명소 100여곳을 추려 소개한다. 도시 곳곳의 예술품을 지도와 주소, 멋드러진 일러스트와 함께 안내한다. 미술관 유리상자 안에 갇힌 예술품이 아니라 카페, 옷가게 등 일상 속에 스며있는 예술품들이라 발견의 재미가 더 크다.첫 번째 장소부터 뻔하지가 않다. 책은 독자를 파리 8구, 드 마리냥가 4번지의 패션브랜드 '오스카 라 렌타' 파리 본점로 데려간다. 2018년 건물을 리모델링하다가 벽 안쪽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유화를 발견한 곳이다.

벽 속 그림은 1674년 아르노 드 뷰에즈가 그린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누앙텔 후작'.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6m, 3m에 달하는 대작이다. 뷰에즈는 루이14세의 궁정화가 샤를 르브룅 밑에서 일했던 화가다. 미술사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누군가 나치에게 그림이 강탈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숨겼다가 잊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밖에 '생각하는 사람'을 남긴 세계적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가 장식 조각을 만든 극장, 미켈란젤로의 대리석 조각 '죽어가는 노예' 복제품이 박혀 있는 경찰서 등을 소개한다. 미처 그 존재를 알지 못한 채 스쳐가기 쉬운 예술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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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안내하는 파리 곳곳의 보물들을 파악하고 나면 책 속 이런 문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파리는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니랍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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