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처리수, 괜찮다"…'빌게이츠' 원전업체 CEO 한마디

빌 게이츠가 창업한 테라파워 대표 "원전 개발에 소통 중요"
크리스 르베크 테라파워 최고경영자(CEO)가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테라파워 제공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걱정 안해도 된다"고 말했다.

르베크 CEO는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주 벨뷰에 있는 테라파워 연구소에서 한국 언론과 만나 일본 오염수에 대한 질문을 받고 "기본적으로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가 답해야 하겠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기에 걱정할 필요없이 괜찮을 것 같다"고 답했다.테라파워는 물 대신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는 SMR을 개발해 미국 와이오밍주에 실증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 SK㈜와 SK이노베이션이 이 업체에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투자했다.

해군 출신인 르베크 CEO는 "핵추진 잠수함이 연료를 충전하기 위해 정박하는 해군 기지에 산 적이 있었다"며 "그렇게 가까이 살았는데 문제 없었기 때문에 원자력 에너지는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전 개발 과정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르베크 CEO는 "원자력 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려사항이 있을 때 그것을 무시하고 지나가지 말고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회사는 기술 개발만 하고 최초 SMR를 다른 나라에 그냥 공급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테라파워는 모두에게 우리 기술이 안전하고 미국에서 허가받은 기술이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테라파워는 와이오밍주 외에 2033년까지 유타주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2기의 SMR 실증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그는 SMR의 상용화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자금조달을 꼽았다. 르베크 CEO는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투자해야하는 에너지 프로젝트를 하면 연구개발(R&D)을 할 때와 실용화할 때 아주 힘든 '죽음의 계'(death valley)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테라파워는 미국 에너지로부터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유치하며 자금의 숨통을 텄다.

그는 "이번 세기 안에 세계 인구는 10억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풍력과 태양광을 적극 활용하더라도 현재 에너지원으로는 전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어 원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빌 게이츠 창업자도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 테라파워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르베크 CEO는 "와이오밍주에서 건립 중인 나트륨 원자로가 2030년에 가동되면 그 직후에 한국에서도 나트륨 원자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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