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 시스터' 아세요… '걸그룹 80년사' 뮤지컬로 본다

9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 공연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뮤지컬계 대모' 박칼린 연출, 전수양 작가 극본
포킥스 엔터테인먼트와 신시컴퍼니 제작
블랙핑크, 트와이스, 뉴진스….

한국의 걸그룹들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지구촌 'K팝'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다. 하지만 국내 걸그룹의 역사가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혹시 '저고리 시스터'나 '바니걸즈'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흑백사진 속 한국 걸그룹의 역사가 뮤지컬로 부활한다. 포킥스 엔터테인먼트와 신시컴퍼니는 오는 9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시스터즈(SheStars!)'를 공연한다고 밝혔다. '뮤지컬계 대모' 박칼린이 연출을, 전수양 작가가 극본을 썼다.

국내 걸그룹의 역사는 80여년 전 조선악극단의 여성 단원으로 구성된 '저고리 시스터'로 시작한다. 이어 1960년대 '이 시스터즈'부터 대중음악의 전설 '윤복희와 코리아 키튼즈', 20세기 후반 한국 대중음악계를 휩쓴 '바니걸즈'와 인순이를 배출한 '희자매' 등 걸그룹이 국내 가요사에 이름을 남겼다.

뮤지컬은 일제강점기와 전쟁, 가난, 여자 가수에 대한 멸시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아 이름을 떨친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가정에 막 라디오가 보급되고 흑백 TV가 전부인 시절에도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유명해지고 실력을 뽐낸 그녀들의 화려하고 당당한 무대가 오늘날 뮤지컬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박칼린은 "우리 음악 역사에 운명을 개척한 대단한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다"며 "역사물인데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구성으로 100분간의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멀티 배역'으로 여러 역할을 소화할 예정이다. 무대 위에 오르는 7명의 배우들이 각각 주연 1~3명, 단역 3~4명 분을 연기한다. 한 배우가 회차마다 연기하는 주요 배역도 달라진다. 공연 관계자는 "참여하는 배우들에겐 새로운 도전이 되는 캐스팅이고, 관객들에겐 여러번 관람하는 재미를 줄 수 있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10인조 밴드가 무대에 함께 올라 '처녀 합창' '울릉도 트위스트' '커피 한잔' 등 히트곡들을 당대 감성을 살려 연주한다. 일제 강점기의 경성 조선극장, 미8군 무대, 서울 명동 거리 등 역사 속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다. 걸그룹의 전설적인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쇼가 중심이 되는 '쇼 뮤지컬'이지만, 쇼 사이사이에 그 시대 최고의 스타가 되기까지의 성장 스토리가 엮어져 있다. 유연 신의정 김려원 선민 하유진 이예은 정유지 정연 이서영 홍서영 황성현 등이 출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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