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유연대' 중심축 부상…국내 기업 영향력 재확인

현장에서

6박8일간 동유럽 순방 결산

도병욱 정치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가치외교 및 책임외교 기조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말로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연대를 외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존재감을 한층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로 떠난 윤 대통령은 폴란드 및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마치고 17일 새벽 귀국했다. 특히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비상시 자국 군대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는 비파병 전시국(우크라이나)을 방문했다. 자유 및 민주주의 진영 국가들과 연대하고 전체주의 진영의 폭력에 저항한다는 윤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YTN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말로만 연대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하면서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민국이 책임 있는 외교를 하는 나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이 자국의 이익 혹은 인근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두는 것을 넘어 유럽 지역 등 글로벌 이슈에도 깊이 관여하고 행동하는 수준의 국가가 됐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통령 최초로 NATO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참석한 것도 마찬가지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NATO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 중 하나로 본격 활동하면서 자유주의 진영의 중추 국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기존 한·미·일 동맹에 NATO라는 거대한 안보협력이 더해졌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NATO 정상회의 기간 한국 방산에 관심을 보인 정상이 매우 많았다”며 “갈수록 한국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국가가 많아지는데, 그 원인 중 하나는 막강한 한국의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을 주도할 국가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많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을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반도체,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등 특정 분야까지 거론하면서 한국과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 실장은 이날 “연내 경제사절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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