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에자이·바이오젠, 레카네맙 정식 승인에도 주가 지지부진 배경은

병 억제로 FDA 정식 최초 승인
신약 승인에도 연일 주가 하락
임상 3상 12.6% ARIIA 부작용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상품명 레켐비) 개발사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주가가 하락세를 걷고 있다. 최초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이라는 호재로 주가가 뛸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다.

13일 도쿄거래소에 따르면 1만엔을 육박했던 에자이의 주가는 8000엔대로 내려앉았다. 레카네맙의 FDA 정식 승인 이후 5거래일 만에 14% 하락해 8600엔대를 횡보 중이다. 바이오젠 주가 역시 같은 기간 3% 하락했다.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공동개발한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이다. 알츠하이머 환자 뇌의 비정상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인지 저하 속도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일시적인 개선 효과가 있었다. 반면 레카네맙은 병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최초의 FDA 정식 허가 약물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FDA는 레카네맙을 가속승인에서 정식승인으로 전환했다.

외신은 하락 배경으로 블랙박스 경고문(Black Box Warning)을 꼽았다. 블랙박스 경고문은 FDA가 의약품에 부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안전성 관련 경고다. 심각한 위험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에 사용된다. 의약품의 잘 보이는 곳에 크게 검은색 박스를 치고 경고문을 넣는다. FDA 품목허가 의약품 중 400개 정도가 블랙박스 경고문을 추가한 상태다.

FDA는 레카네맙 처방 정보에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문을 포함했다. 레카네맙이 ARIA를 유발할 수 있으며, 치료 시작 전 APOE e4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또한 처방 정보에는 레카네맙 치료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 장애 또는 경도 치매가 있어야 하고, 뇌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가 확인된 환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환자 모니터링도 가이드라인에 포함했다. 치료 첫 14주 동안 3번의 정기적인 MRI 뇌 관찰을 요구한다. 항응고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레카네맙 사용을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FDA는 블랙박스 경고문과 관련해 “ARIA는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에자이와 바이오젠은 임상 3상에서 레카네맙 투여군 12.6%가 ARIA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임상 참여 환자 3명이 뇌부종,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ARIA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는 일시적인 뇌부종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때때로 작은 부위의 출혈이 동반되는 두통, 어지러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 발작과 관련된 심각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뇌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7월 13일 14시 05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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