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당도 지켜라"…롯데百이 청도까지 뛰어간 사연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장마가 본격 시작된 7월, 경북 청도군의 복숭아밭에서 작업자가 복숭아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한경제 기자)
“비가 오기 전에 빨리 복숭아를 따 놔야 합니다. 과일이 수분을 머금으면 당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든요. ”

10일 오전 찾은 경북 청도군의 한 복숭아밭. 청도는 국내 복숭아의 20%가 생산되는 주요 산지다. 이곳에서 2대째 복숭아밭을 관리중인 김영길(45)씨는 오후부터 세찬 비가 온다는 소식에 새벽 6시부터 분주하게 복숭아를 수확하고 있었다.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철 이상기후에 산지는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신선식품 품질 관리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과도한 비로 수확에 차질이 생기거나 과일의 당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평년보다 일찍 시작됐고 스콜성 강우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대응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작년보다 비싸진 복숭아

변화무쌍한 기후는 여름 제철을 맞은 복숭아 생육과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 복숭아 생산량은 작년보다 10% 가량 줄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복숭아 꽃이 피어야 하는 5월에 이상저온으로 꽃이 얼어버렸고, 지난달 중순에는 충북·경북 등 복숭아 주산지에 우박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이달 백도(상품)의 도매 가격은 4㎏에 2만∼2만4000원으로 지난해(1만9600원)보다 최대 22.4%, 천도계 복숭아의 일종인 선프레 복숭아는 10㎏에 2만8000∼3만2000원으로 1년 전(2만6600원)보다 최대 20.3% 상승할 전망이다.품질도 문제다. 7~8월이 제철인 복숭아는 수분과 과즙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후 및 자연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과도한 비는 당도와 직결돼 매년 장마가 변수였다. 또다른 여름철 과일인 수박, 메론, 참외 등도 마찬가지다.

롯데百 “당도 지켜라”

계속되는 이상기후에 청과 바이어들은 당도 보장을 위해 최상품 과일을 직접 찾아나섰다. 산지에서 과일을 직매입하면 도매시장을 거치기 전에 고품질의 과일을 선점할 수 있다. 그간 직매입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롯데백화점의 경우 작년 7월부터 청과 바이어의 절반을 가락시장 및 산지 전담 바이어로 배치하고 청과 직매입을 늘려왔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이러한 방식으로 6개점(본점, 잠실점, 강남점, 노원점, 동탄점, 평촌점) 과일 당도를 평균 2브릭스 이상 높인 결과 올해(2022년 7월~올해 6월) 청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점포 청과 매출 증가율(5%)의 세 배다.올해는 복숭아에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지 않고 빛을 쏘는 방식으로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보유한 업체와 협업했다. 복숭아 전 상품의 당도를 측정함으로써 장마에도 고당도 복숭아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정원 롯데백화점 청과 바이어는 “소비자들은 갈수록 새로운 품종, 더 단 과일을 찾고 있다”며 “전통 산지보다는 특별한 재배 방식을 보유한 농가들을 찾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확한 복숭아는 비파괴 당도 선별장치를 거친다. 복숭아들이 선별된 복숭아를 상자에 옮겨담고 있다.(사진=한경제 기자)
롯데백화점은 현대백화점 ‘H스위트’, 신세계백화점 ‘셀렉트팜’과 같이 지정 산지에서 매입 및 선별한 프리미엄 과일 코너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청도=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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