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지역사회 장애인·어르신 모시고 'VIP 투어'

지역사회 복지관 등 9개 기관 300여명 초청
"사회적 약자 관람 문턱 낮추겠다"
리움미술관은 지난 17일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9개 기관의 장애인, 어르신 및 보호자 등 300여명을 초청하는 미술관 관람 행사를 개최했다.

리움미술관이 올해 초대한 기관은 구립용산장애인복지관, 청파노인복지관, 용산구립장애인 보호작업장, 용산구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용산구정신건강복지센터, 용산구수어통역센터, 시립용산노인종합복지관, 햇빛자리 등 9곳. 이곳에 다니는 청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을 비롯해 어르신, 보호자 및 봉사자 등 약 300명을 초청했다는 설명이다. 초청행사는 전시 설명 뒤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미소 선임은 “참여자들이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휴관일인 월요일에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WE’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의 큐레이터가 전시를 설명했고, 수어통역과 전문 속기사의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후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서면 자동으로 설명이 재생되는 ‘디지털가이드’를 이용해 미술관의 전시를 자유롭게 관람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혼자서는 외출도 어려운데 평소에 와보지 못한 리움미술관으로 나들이를 할 수 있어 오래간만에 활력이 되는 하루였다”며 “진귀한 작품들을 큐레이터 설명 덕분에 더욱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움미술관은 지난해부터 장애인과 가족, 봉사자들에게 전시 관람 기회를 지원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외부의 전문기관과도 다양한 협력을 통해 미술관 접근성과 배리어프리(장애인 및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게 물리적인 장애물, 심리적인 벽 등을 제거하자는 운동)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미술관은 또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예술 교육을 통해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성장과 자립을 지원해 온 사회적 기업인 스페셜아트와 협력해 ‘WE_the more WE’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장애 예술인 10명 등 예술인 20명은 함께 마우리치오 카텔란 ‘WE’ 전시를 관람한 뒤, 전시 작품을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드로잉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이 드로잉들은 미술관 야외 공간에서 콜라주 기법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미술관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분들도 문화를 즐기고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문화예술 기관이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의 어르신들을 처음으로 모실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었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배리어프리 미술관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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