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미국에 세 번째 공장 짓는다…LG엔솔과 '배터리 혈전'

네바다·캔자스 이어 오클라호마에 새 공장
6조5350억원 규모…BMW·스텔란티스 협력도 추진

삼원계·원통형 배터리 겹치는 LG엔솔과 경쟁 가속
테슬라 공급 가져온 엔솔, 루시드 계약 맺은 파나소닉
사진=한경DB
파나소닉이 미국에 세 번째 배터리공장을 세운다는 보도가 17일 나왔다. 북미 시장의 직접 경쟁자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파나소닉 홀딩스가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새로운 자동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파나소닉은 공장을 지을 경우 받게 될 보조금 조건을 명시한 계약을 주정부와 체결했다"라며 "전기 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를 포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파나소닉은 현재 가동 중인 네바다 공장과 건설 중인 캔자스 공장에 이어 미국에 세 개의 공장을 갖게 된다.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기업과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투자 규모가 50억달러(6조5350억원), 공장 부지는 500만 평방피트(46만4615㎡)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나소닉이 지난해 오클라호마 주의회에서 통과된 대규모 경제 활동 개발법(LEAD)에 따라 7억달러(9149억원)의 자본투자 환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파나소닉의 신규 공장 건설은 북미 시장 점유율을 확고히 지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지난해 1~10월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48%로 선두를 달렸다. LG에너지솔루션(18%)이 2위를 기록했고 중국 CATL(14%), SK온(10%), 삼성SDI(8%) 등이 뒤를 이었다. 파나소닉은 북미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전기차의 배터리를 대부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배터리 업계를 대표하는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의 경쟁도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원통형·삼원계(NCM) 배터리를 생산하는 직접 경쟁자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들은 서로의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에 7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테슬라의 공급 요청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북미시장에서 확고했던 파나소닉의 테슬라 독점 공급 체제를 흔든 것이다.

파나소닉은 BMW, 스텔란티스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파나소닉을 포함한 3사 관계자를 인용해 "파나소닉이 북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 캐나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는 등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왔다. 또 파나소닉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전기차 업체인 루시드와도 지난해 12월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