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콜레스테롤'의 배신…'정반대' 결과 나왔다

심혈관 질환 오히려 높여
서울대 의과학과와 차의과학대 공동 연구
7만7134명 대상 빅데이터 분석 결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착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오히려 훌쩍 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박상민 교수(서울대 공공의료빅데이터 융합연구사업단 단장)와 차의과학대 정석송 교수 연구팀은 2009년과 2012년 사이 건강검진을 2번 이상 받은 7만7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5일 발표했다. HDL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과 함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기존에 널리 알려진 학설이다. 때문에 HDL 콜레스테롤은 많으면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런 인식과 정반대다.

연구에 따르면 HDL 콜레스테롤 증가가 가장 높은 4분위 그룹(1㎗당 15㎎ 증가)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가장 적은 4분위 그룹(1㎗당 2㎎ 이상 감소)에 비해 15% 더 높았다. 특히 뇌졸중 발생 위험은 26% 더 높았다.

HDL 콜레스테롤 증가에 따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군은 65세 미만, 여성, 정상 체중, 비흡연자, 비음주자, 중·고강도 운동을 하는 그룹에서 더 두드려졌다.연구팀 관계자는 "L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H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한 그룹에서도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이미 높은 수준의 HDL 콜레스테롤이 더 높아지면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오히려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심혈관 당뇨학회지(Cardiovascular Diabetology)'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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