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수장·마크롱, 6일 中서 시진핑과 회동…대러정책 등 현안 논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중국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유럽연합(EU) 수장과 프랑스 대통령이 내주 중국을 찾는다. 중국 인권 문제로 2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도 논의될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3자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EU가 지난 1일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방중은 2019년 12월 취임 이후 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구체적인 회동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각국의 피해가 누적되는 가운데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시 주석에게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한 싱크탱크 행사 연설에서도 중국의 향후 대러 정책이 EU-중국 관계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은 재앙과 다름없다고 경고할 것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등은 중국의 대러시아 무기 지원 가능성을 지속 제기하고 있다. 시 주석은 2주 전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러시아발(發)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대외 의존도 탈피가 EU 내 화두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통상 이슈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최근 연설에서 중국과 관계 단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인하면서 "관계 단절이 아닌 위험 경감을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이 국내적으로는 억압을, 대외적으로는 공세적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EU가 도입한 역외보조금 규정 및 통상위협 대응조치 등을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부활을 요구하고 있는 EU와 중국 간 투자협정(CAI)을 아예 처음부터 재검토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CAI는 양측 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과 기업의 상대 시장 접근성 제고 등을 핵심으로 한 협정으로, 2020년말 원칙적으로 타결됐다. EU 기업들에게 유리한 내용이 많아 미·중 신냉전 가운데 유럽을 끌어들이려는 중국의 전략이라는 평가가 많다. CAI는 EU 구성국 27개국과 EU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협정 체결 직후인 2021년 초부터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EU와 중국이 갈등을 빚자 유럽의회가 CAI 비준을 보류하면서 현재까지 답보 상태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과 EU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서방의 탈중국 행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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