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강남 납치·살해' 가상자산 노려 2∼3개월 계획

1명이 피해자 지목해 나머지 2명에 범행 제안
범행 당일도 피해자 미행…대포폰·현금·렌터카로 추적 피해
경찰은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주택가에서 발생한 납치·살인 사건을 피해자가 소유한 가상화폐를 노린 일당 3명이 2∼3개월을 준비해 벌인 계획범죄로 규정했다. 다음은 1일 백남익 수서경찰서장과 일문일답.

-- 피해자와 피의자 3명의 관계는.
▲ 피의자 A씨와 B씨는 과거 배달 대행 일을 하며 알게 된 사이다.

B씨가 대학 동기인 C씨를 A씨에 소개해 서로 알게 됐다. A씨와 B씨는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며, C씨는 이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 범행 동기는
▲ A씨와 B씨는 금전(가상화폐) 목적으로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처음부터 금품을 뺏은 후 살해하려고 납치했다고 말했다. 청부 사건인지는 확인하고 있다.

A씨는 B씨가 3천600만원 가량인 자신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 공모 경위와 범행에서 피의자들 역할은.
▲ A씨 진술에 의하면 C씨는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해 B씨에게 (납치·살해할 것을) 제안하고 B씨는 다시 A씨에게 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공모했다. A씨와 B씨는 피해자 납치·살해한 뒤 유기하는 데 직접 가담했다.

C씨는 직접 가담은 안 했으나 범행도구를 제공했고 납치 이후 두 사람과 만난 정황이 있다.

-- 범행 준비는 어떻게 했나.

▲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한 후 2∼3개월 전부터 미행하고 범행 도구를 준비한 것으로 본다.

범행 하루 전 상경해 범행 당일(3월29일) 오후 4시께부터 피해자의 사무실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오후 7시께 퇴근하는 피해자를 미행했고 A, B씨가 주거지 인근에서 납치했다.

-- 피해자 사망 추정 시각은.
▲ 30일 오전 6시 전후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본다.

정확한 살해 시점은 부검과 추가 수사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 피의자들 도주 경로와 수단은.
▲ 역삼동에서 서울 요금소를 빠져나갔고, 용인을 거쳐 대전으로 이동했다.

서울 요금소를 빠져나간 시점은 30일 0시12분, 마성IC를 나간 시점은 0시22분이다.

오전 6시 전후 살해·암매장한 뒤 오전 7시30분께 대전 대덕구에서 렌터카로 갈아탔다.

이후 청주로 이동해 각자 택시를 타고 성남으로 갔다.

성남 도착 직후 택시를 번갈아 타고 도보를 이용하며 도주했다.

피의자들은 중간에 옷을 갈아입기도 했으며, 대포폰을 사용하고 돈도 현금만 썼다.

-- 살해 방법은
▲ 2차 피해 우려로 정확히 밝히긴 어려우나, 피의자들이 버린 승용차 안에서 혈흔이 묻은 고무망치와 목베개, 주사기 등이 발견됐다.

-- 피의자 3명 중 피해자를 직접 살해한 사람은.
▲ 수사 중이다.

-- 공범이 2명 더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 추가 공범 여부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다.

-- 경찰 초동 대응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 3월 29일 오후 11시46분께 남성 2명이 여성을 때리고 차량에 태웠단 취지의 112 신고가 있어서 11시 49분께 출동을 명령했다.

이후 3분여 만인 11시 53분께 납치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신고자를 만나고 탐문한 뒤 관제센터에 (납치 차량) 확인 작업을 했다.

인근 폐쇄회로(CC)TV 통해 기초 사실관계도 파악했다.

지역 경찰의 초동 대응은 잘 됐다고 본다.

0시56분께에는 차량을 수배했다.

경기남부청과 경기북부청, 고속도로 순찰대에도 공조 요청했다.

아울러 납치 신고 접수와 동시에 '코드 제로'를 발령했다. 초동 대응은 잘 됐다고 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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