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엄석대 체육부장 떠올라"…홍준표 "자중하라"

李 기자회견 후 洪과 온라인 설전 이어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 2022년 2월 12일 이 전 대표(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홍 시장(당시 국민의힘 선대본 상임고문)이 대구 동성로를 함께 찾아 얘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온라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착각에 휩싸인 어린애의 치기에는 대꾸 안 한다"며 "아무에게나 대고 욕질해 본들 그건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바른미래당 시절에도 그렇게 욕질만 일삼더니 그 버릇이 또 도졌나 보다"며 "내년 총선에서 어찌 되나 한번 보자"고 비꼬았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먼저 도발하시고 나서 반박하니까 나이 얘기하시는 모습을 뭐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은 그런 행태를 두 글자로 줄여서 생각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3일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시작됐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을 둘러싼 상황을 두고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어 표현한 바 있다.이에 홍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찌 우리 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를 하느냐"며 "우리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도리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급한 줄 알지만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난 책 이야기만 했는데 홍 시장님도 엄석대에서 누군가를 연상하셨다"며 "그렇다면 누군가가 홍 시장님에게서 체육부장을 떠올리는 것도 존중받아야 할 자유"라고 응수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시골 국민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반장 엄석대가 권력으로 반 아이들을 포섭해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지만 작품 후반부에 새로 온 담임선생님이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는다. 체육부장 강동규는 엄석대의 측근 중 가장 서열이 높아 '엄석대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새로 온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행동을 지적하자 엄석대에게 등을 돌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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