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법원장 회의 소집에…검찰 대응 '촉각'

'압수수색 대면 심리제도'
법원장 38명 본격 논의 착수

검찰 "수사기밀, 피의자에 유출
범죄 대응 지장" 도입 반발

법원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심문 대상…과도한 우려" 일축
‘압수수색 대면 심리제도’ 도입을 주도해온 법원이 전국 법원장 회의를 소집해 제도 논의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수사 기밀이 피의자에게 유출된다”며 제도 도입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달 9일부터 1박2일 동안 충남 부여군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열어 ‘압수수색 영장 실무의 현황과 적정한 운용 방안’을 주제로 토의하기로 했다. ‘사법 통계의 적절한 활용과 구성 방안(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을 중심으로)’ ‘2025년 법원·등기사무관 심사 승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간담회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김상환 법원행정처장, 박영재 법원행정처 차장과 전국 법원장 38명이 참석한다.현재 법원은 수사기관이 제출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서와 수사 기록을 토대로 서면 심리해 영장을 발부한다. 그런데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은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 심문기일을 정해 압수수색 요건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에 속하는 피의자 또는 피의자 변호인도 수사 초기 단계부터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된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검찰에서 “범죄 대응에 지장이 있다”며 반발하자 대법원은 “피의자와 변호인은 수사밀행성을 고려할 때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심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검찰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법령은 각종 우려를 차단할 만큼 엄격하게 규정하는 게 핵심”이라며 “극히 예외적인 일이고, 과도한 우려라면 미리 법령으로 차단하면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이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컴퓨터나 휴대폰 등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하려면 영장청구서에 ‘분석에 사용할 검색어’ 등 영장 집행계획을 써야 한다고도 규정했다. 키워드 리스트를 판사에게 허락받는 방식으론 수사가 어렵다는 게 검찰의 의견이다. 디지털 성범죄 수사 경험이 많은 또 다른 부장검사는 “실제 압수수색을 하면 범죄에 관련돼 있지만, 숫자와 알파벳 조합으로 이뤄져 명칭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파일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14일까지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주 반대 취지의 의견을 법무부를 거쳐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