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문기 몰라" 허위 의혹 법정 선다

내달 3일 첫 공판

백현동 발언도 선거법 위반 다툼
대북송금 등 동시다발 수사
위법 의혹 해소 '산 넘어 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다. 재판에서 다툴 혐의는 경기 성남시 대장·백현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한 허위발언이지만, 이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했느냐를 두고 또 한번 격렬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면 위례·대장동, 성남FC 후원금 사건으로 구속될 수도 있다.

검찰은 이 사건들과 함께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불법 대북송금,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 연루 의혹이 있는 다른 사건의 수사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체포동의안 통과 여부에 관계없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갈수록 증폭될 전망이다.

법정에서도 대장·백현동 진실 공방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다음달 3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다투는 첫 번째 공판을 연다. 정식 공판엔 반드시 피고인이 출석해야 하는 만큼 이 대표가 법정에 나와 검찰 측과 진실 공방을 벌여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발언 하루 전인 12월 21일 공사 사무실에서 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차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대면 보고를 받고 해외 출장도 함께 다녀온 사실 등을 앞세워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주는 등 아시아디벨로퍼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두고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도 했다. 검찰은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거나 강요한 일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검찰이 동시다발적 수사로 이 대표를 압박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번 공판에서 검찰과 이 대표 간 치열한 법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앞서 7일엔 성남시청과 성남도시개발공사, 정모 전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주거지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백현동 사건도 대대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다.

불붙는 대북송금 수사

검찰의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지난 23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자택에 수사인력을 보내 대북송금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내부가 텅 빈 금고도 발견됐다. 수사팀은 이 안에 있던 물품들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다고 판단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800만달러를 보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가 “북측에 보낸 돈 중 300만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500만달러는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사업 지원 비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대표의 개입 의혹이 증폭된 상황이다.

수사팀은 이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또 한 번 소환해 대북 송금사건에 관여했는지와 이 대표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했다. 이 전 부지사가 대북 송금사건 피의자로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지난 22일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이 전 부지사가 대표로 있던 킨텍스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3일엔 이 전 부지사의 자택과 구치소 방도 강제수사했다.정자동 특혜 의혹의 경우엔 성남FC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가 최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연구용역업체 피엠지플랜의 대표 황모씨가 차병원의 성남FC 후원금 납부에도 관여한 정황을 포착하고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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