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윤여정·30대 최민식, 얼굴 확 바뀌었다…돈 몰리는 '이 마법'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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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목소리 '디에이징' 기술 뜬다
챗GPT가 몰고 온 '생성 AI' 바람이 매섭습니다. 생성 AI는 넓게 보면 입력한 데이터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인데요. 최근 영화나 드라마, 광고에서 새롭게 '생성'된 '과거'의 모습들이 종종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기술에 능한 스타트업들이 주목받는 중입니다.
'과거 소환술' 선보이는 스타트업들
디에이징 기술을 가진 국내 스타트업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지난 15일 시즌2가 공개된 '카지노' 속 젊은 최민식에는 국내 스타트업들의 기술력이 들어갔다. 젊은 최민식의 목소리는 스타트업 가우디오랩과 수퍼톤의 작품이다. 우선 가우디오랩이 음원 분리 기술을 활용해 과거 영상에서 주변 소음과 잡음을 제거한 뒤 목소리를 뽑아냈다. 그런 다음 수퍼톤이 이 목소리에 '보이스 디에이징' 기술을 입혀 다양한 대사에 자연스럽게 '60대 최민식'의 목소리가 '30대 최민식'의 목소리로 변환되도록 만들었다. 가우디오랩이 재료를 만들었다면, 수퍼톤이 요리사의 역할을 한 셈이다.최민식의 얼굴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2020년 출범한 씨제스걸리버스튜디오가 담당했다. 과거 영화 속에 등장하는 얼굴을 AI가 학습한 뒤 실제 최민식에 덧입히는 '페이스 디에이징' 기술을 사용했다. 연기의 디테일이 무너지지 않도록 눈, 코, 입 등 얼굴 부위별로 일일이 구분해 학습시켰다는 설명이다.
KB라이프 광고 속 젊은 윤여정은 가상인간 스타트업 디오비스튜디오가 만들어냈다. 1971년 영화 '화녀' 속 24살 윤여정의 얼굴과 70대인 지금의 모습을 절반씩 섞은 뒤 AI가 딥러닝을 통해 구현했다. 또 젊은 윤여정의 목소리는 스타트업 휴멜로가 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재현했다. 보정을 넘어 아예 새로운 가상 인간을 만든 덕분에 젊은 최민식보다 변화의 정도가 더 크다. 대신 자연스러움은 덜하다는 평가다.
AI가 만든 레트로... 투자업계도 주목
대형 콘텐츠에 스타트업의 기술이 속속 들어가자 투자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가우디오랩은 음원 분리 기술 덕분에 네이버D2SF, 삼성벤처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누적 16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카지노'에서 가우디오랩과 협업했던 수퍼톤은 최근 하이브에 인수되면서 1000억원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디오비스튜디오도 CJ인베스트먼트 등서 러브콜을 받은 바 있다. 빔스튜디오는 스파크랩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분야로 '전문성'이 꼽힌다. 전문 인력을 한 곳에 모으는 게 쉽다는 의미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아직 시장이 크지 않은 '니치 마켓'일수록 모험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인재들을 빨아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도 디에이징
해외에서도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디에이징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만달로리안'에서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 역을 맡은 배우 마크 해밀의 젊은 시절 목소리가 등장한다. 이 목소리는 우크라이나 AI 스타트업 리스피처의 작품이다. 68세의 마크 해밀의 목소리를 20대처럼 변환했다. AI 기반 음성 복제 솔루션(보이스 클로닝) 기술을 사용했다. 1~2시간가량 배우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학습한 뒤 대사에 맞는 음성을 생성하는 식이다.지난해 '히트'를 쳤던 영화 '탑 건: 매버릭'에서는 영국 기반 AI 스타트업 소난틱이 배우 발 킬머의 목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발 킬머는 인후암 투병 탓에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회사도 리스피처 사례와 비슷하게 과거 배우의 목소리를 학습한 뒤 음성을 복제하는 기술을 썼다. 소난틱은 지난해 스포티파이에 인수되면서 1억달러(약 1300억원)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