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해 11% 올랐는데…개인 원픽은 '곱버스'

오늘 증시 짚어보는 증시 프리즘 시간입니다.박해린 증권부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외국인이 11거래일째 '사자'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네, 코스피 지수 올해 들어서만 벌써 11%포인트나 올랐습니다.

외국인이 오늘까지 7조원 가량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죠.

2500선 탈환까지 단 15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혹독한 한 해를 보낸 개인 투자자들, 올해는 새해부터 '방긋' 웃으며 보내고 계실 것 같군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속상한 한 해를 보내고 계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경우는 시장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까

나도, 내 주변도 다같이 하락장을 견디면서 좀 위안이 됐을 텐데

올해는 시장은 오르는데 개인은 계속해서 증시에서 팔자를 이어가고 있거든요.

금액으로는 무려 6조6천억원 수준이고요.

따라서 오랜만에 돌아온 상승장에 개인 투자자들은 소외되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또 개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가운데서도 어떤 종목들 사들였나 봤더니,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이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그것도 곱버스 상품이었습니다.

개인은 올 한 해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만 약 5,400억원을 순매수했고,

4위인 또 다른 인버스 상품인 KODEX인버스에는 956억원 가량을 베팅했습니다.



이런 상승장에서도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이 인버스 상품이라니 안타깝습니다.

두 종목의 주가는 어떻습니까.



최근 장이 좋았잖아요.

특히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1% 떨어지면 2% 오르는 '곱버스' 상품으로 올 한 해에만 22%가량 하락했습니다.

3개월 기준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고요.

KODEX인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기관과 외국인은 어떻습니까?



기관은 반대로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측하며 상승장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고 있습니다.

기관이 올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코스피 상승률의 두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KODEX레버리지였습니다.

올해 벌써 1,920억원가량을 이 ETF에 베팅했고 주가는 3개월 기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경우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며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지수에 재투자하는 KODEX 200TR 상품을 주로 사고 있는데, 이 ETF 역시 올해 12% 넘게 올랐습니다.



개인투자자만 시장과 반대로 가고 있군요.

박 기자, 앞으로의 증시는 어떻게 예상됩니까?



단기간 급등하다 보니 좀 쉬어갈 순 있겠지만

일단 관건은 올해 첫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거든요.

이걸 무난히 넘길 경우 당분간 큰 악재로 작용할 만한 요인은 없습니다.

시장에선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2.9% 수준으로 나오고 ,

PCE 물가 지수는 3.2% 수준에 그쳤거든요.

경제는 예상보다 탄탄하고 인플레이션은 누그러지는 흐름을 보이자 25bp 인상론은 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만약 연준이 50bp 인상 또는 공격적인 긴축을 강하게 경고할 경우 위험자산의 가격 조정과 국채 금리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긴 합니다.



유동성도 개선되고 있고 달러도 약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더 자극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달러 전망은 어떻습니까?



네, 달러 약세가 증시 랠리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사실 이제는 추가 약세를 보이기 애매한 지점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따라서 지수가 한 차례 쉬어 갈 수도 있겠지만 유동성 환경이 완화된 만큼 중소형 테마에서는 로봇이나 AI 관련 종목들,

아직 상승 여력이 남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주식들에 주목해 보라는 조언이 나옵니다.

지수는 부담이어도 유동성이 완화된다면 종목 장세를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 기자,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4분기 실적이 발표됐죠.

잘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주가는 하락했다고요.



네, LG에너지솔루션의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2%, 214%가량 증가했습니다.

연간으로 봐도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고요.

LG엔솔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5~30% 증가시킨다는 목표까지 제시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주가가 하락한 건 우리사주조합의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우려감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발행 주식의 3.39% 수준으로 실질 유통 물량이 전체 주식 대비 13.15% 규모임을 감안하면, 유통 물량의 약 23%가 시장에 나오는 셈입니다.

이 물량은 오는 30일부터 풀릴 수 있는데요.

현재 엔솔 주가는 공모가 대비 60%가량 오른 상태로 우리사주 시세 차익은 평균 1억8천만원정도로 추산됩니다.



2차전지 성장성에 기대를 걸면 계속 들고 갈 직원들도 많겠지만 수익률이 높은 만큼 차익 실현에 대한 욕구도 크겠네요.

박 기자, 다음주 실적발표할 기업들 일정도 짚어주시죠.



30일에는 삼성SDI와 에코프로,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주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고요.

31일에는 삼성전자, 현대제철, 내달 1일에는 SK하이닉스, 3일에는 네이버가 지난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다음주가 기다려지는군요.

증시프리즘, 박해린 기자였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