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G7 중 첫 '금리인상 중단' 깜빡이

10개월간 8번 연속 금리 인상
美보다 먼저 올리고 스톱도 먼저
"물가 하락세…당분간 금리 유지"

주요국 중앙銀 '긴축 종료' 고심
"美도 2월 중단시점 논의할 것"
긴축 완화 기대감에 달러 약세
캐나다가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향후 통화 정책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관련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중앙은행은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지만 인상 폭은 직전 0.5%포인트보다 줄었다.

“금리 현재 수준 유지”

이날 캐나다은행은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티프 매클럼 총재는 “최근 이어진 금리 인상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이 생각보다 강했지만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가계 지출을 위축시킨다는 근거가 나오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캐나다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10개월 동안 8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4.25%포인트나 끌어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캐나다은행은 금리 인상 폭을 지난해 7월 1.0%포인트에서 9월 0.75%포인트, 10월·12월 0.5%포인트로 점차 축소했다.캐나다은행은 이날 공급망 안정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자체 전망치에 부합하는 경제 상황이 나타나면 현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지표가 악화하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시장의 지나친 기대에는 선을 그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은행은 금리 결정과 함께 내놓은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MPR)에서 경제가 아직 과열된 상태지만 잇단 금리 인상 효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성장도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Fed에 영향 미칠까

매클럼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끊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6월 8.1%로 정점을 찍은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2월 6.3%로 낮아졌다.

2월 미국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관련 논의가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각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캐나다은행이 선도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 중앙은행(Fed)이 FOMC 회의 후 성명에서 ‘중단 시점을 살피며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문구를 담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에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가 퍼지고 있다. 이미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1년2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 6.5%까지 6개월 연속 둔화했다. 12월 CPI 상승률은 202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Fed도 캐나다은행의 통화정책을 따라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27% 하락한 101.64를 기록했다.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2월 기준금리를 연 0.25%포인트 인상하는 데 그칠 확률은 이날 오후 기준 99.7%에 달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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