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 칼럼] 초거대 AI 챗 GPT, 한국이 주도해야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한국 후발주자 그만, 선도적으로 치고 나가도록 도와줘야
OpenAI홈페이지 캡처
디지털 혁명의 핵은 AI(인공지능)와 로봇이다. AI는 인간이 하는 일 중에 프로세스를 정할 수 있는 일은 모두 AI가 대신할 수 있다. 로봇은 AI가 하는 일 중에 '필요한 행동' 거의 모두를 로봇이 하게 된다. 무인 자동차, 드론, 나노 로봇, 산업용 로봇, 가사 도우미 로봇 등 움직이는 모든 것이다.
설치된 건설현장에서 무거운 공구 가방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 모습/ 보스턴 다이내믹스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동영상 캡처
미국 로봇 전문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인 ‘아틀라스’는 실제 복잡한 건설현장에서 무거운 공구 가방을 들고 비계(飛階) 사이에 임시 다리를 만드는 등 고난도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공개됐다.현재 벌어지는 일이고 수년 내 그렇게 세상은 바뀐다. AI와 로봇 시대 그 서막을 챗 GPT가 열었다.

▲ 초거대 AI 챗(chat) GPT, 진화한 디지털 시대 대중화 시작

챗 GPT는 무엇인가? 챗 GPT는 사용자가 질문하면, 인간이 알고 표현한(언어, 기록) 방대한 데이터를 머신 러닝을 통해 알고리즘으로 정리하여 답변해 준다. 단순히 인터넷의 여러 정보를 짜깁기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창작물을 만들어내거나, 프로그래밍 코드를 만들 수 있다.

만물박사 비서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챗 GPT인 만물박사를 통하여 다시 살을 붙여 모인 데이터는 AI를 더 고도화한다. 이에 따라 인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큰 변화가 온다. 권력과 부도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챗 GPT는 미국의 Open AI라는 회사가 2022년 12월 1일 공개한 대화를 하는 인공지능 챗봇이다. 챗봇(Chatter robot)은 메신저에 채팅을 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듯 답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생성 사전 훈련 변환기)"의 약자다. 생성 AI 일종이다.

이번에 공개한 챗 GPT는 GPT-3.5 언어 기술을 사용한다. 2018년에 처음 GPT-1이 출시된 이후 GPT-2, GPT-3, GPT-3.5까지 버전을 높여왔다.


▲ 실제 해보니 놀랍다.

chat.openai 실제 '박대석' 관련 질의 답변 화면 캡처 
예를 들어 "칼럼니스트 박대석의 칼럼 성향을 분석해 주시지요." 라는 질문을 하면 약 5초 정도안에 또박또박 답변을 해준다. 내용과 함께 술술 읽히도록 문장력도 좋다. 난해한 질문도 척척이다.
chat.openai 실제 'AI' 관련 질의 답변 화면 캡처
또 예를 들면 "ai와 로봇이 인간사회 직업을 다 잠식하나요? "라는 질문에는 AI와 로봇을 대변하듯 답변을 한다. 놀랍다. 구글과 네이버 등 단순 검색 시대에서 이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AI 지식제공 시대로 변한 것이다.

▲ 수정하며 고도화하고 완결성 높이는 중

현재 챗 GPT의 시범 서비스 수준을 보고 아직 불완전하다는 평을 하면서 현실을 부정하는 지식인들의 의견이 종종 보도되고 있다.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편견이다. 제기된 챗 GPT 주요 문제인 정보의 정확성, 편견은 단기간 안에 대중의 검증을 거치면서 고도화하며 완결성을 높이게 된다. 2016년 이세돌 9단을 이긴 알파고는 AI 걸음마 단계였고 또 초거대 AI도 아니었다.오픈 AI의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은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오픈 AI의 이야기를 전해왔다. 최근에는 챗 GPT의 일부 정보 오류 등에 대하여 “챗 GPT의 역량은 아직 제한적이다. 아직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재밌고 창의적인 영감을 받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사실 확인 등을 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권력과 부의 이동에도 큰 영향 줄 것

아무튼 현재 인간이 편하고 좋다고 판단하여 사용한 제도들이 하나씩 빨리 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돈과 권력이 움직이는 일은 당연한다. 당장 교육현장에서 사용하는 학생들의 논문, 과제, 보고서 등의 평가방법은 전면 개편해야 한다.

챗 GPT를 사용한 과제물은 가려낼 방법도 없다. 엄정한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필기시험 이외에 모든 평가는 예체능 실기처럼 토론과 발표로 해야 한다. 이를 기회로 암기식, 주관식 교육에서 토론 교육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법정 출석 등 실제 행위가 수반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단순한 법률, 세무, 회계, 교육(교수) 등 전문가 수준 이상의 지식 제공은 일시적인 기존 시장 참여자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상용화한다. 현재 챗 GPT 서비스는 무료다.

일반인들이 어떤 정보(법 등)가 있는지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몰라서 큰 시장을 독과점하듯 차지하며 밥벌이로 삼은 지식 전문가 시장은 점차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전문가 집단은 서둘러 다른 수익모델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선출 권력도 선거과정에서 챗 GPT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권자가 쉽고 정확하게 후보를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노출된 개인 정보관리를 위하여 평소에 평판관리를 잘해야만 한다.

▲ 한국 생성 AI 기업 누가 나오나?

'챗 GPT'는 디지털 플랫폼 '게임 체인저' / 이미지 unsplash
오픈 AI의 경우, 2019년에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와 협력해 'GPT-3.5', '달리' 등을 애저 클라우드에서 제공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 AI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챗 GPT도 클라우드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구글도 AI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로 구글클라우드를 통해 자체 초거대 AI '람다', 생성 AI '뮤즈'와 딥마인드의 초거대 AI '스패로우'를 공개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네이버클라우드와 KT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클로바'와 '믿음'을 연내 클라우드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챗 GPT처럼 초거대 AI가 빠르게 정보를 요약·정리해서 사람처럼 답변하려면 AI 모델의 파라미터(매개변수) 수가 최소 1000억 개(100B)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대규모 파라미터 처리를 위해 초거대(하이퍼스케일) 컴퓨팅(CPU·NPU·HBM) 인프라가 필수다.

챗 GPT 시장을 석권하면 수십억 명 사용자는 물론이고 인터넷 이용자 실시간 데이터를 쉽게 모을 수 있다. 핀테크 전문가인 리나스밸류나스의 트윗에 따르면 100만 사용자를 모으는데 넷플릭스는 3.5년, 에어비엔비는 2.5년, 페이스북(메타)은 10개월이 걸렸는데 챗 GPT는 단 5일만 필요했다.

미국 투자 리서치 기업 ARK 인베스트는 챗GPT 하루 사용자 수를 1천만명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 한국 생성 Ai 선도적으로 치고 나오도록 정부도 도와주어야, 규제가 아니라...

데이터는 돈이고 힘이다. AI 한 개 회사가 아니라 국가적인 경제와 안보에도 직결하는 문제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지금의 구글 등과는 비교도 안 된다. 정부는 규제에 우선을 두지 말고 과감하게 국내기업이 챗 GPT 시장을 주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시급하다.

증기기관, 전기, 라디오, 인터넷, 백신, 가상화폐 등 인류를 바꾸는 각종 과학 기술과 경제 시스템을 한국이 만든 것은 하나도 없다. 그동안 한국은 베껴서 빨리·싸게·크게 만드는데 주력하여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그러나 디지털 혁명 시대에는 한번 선두 자리를 놓치면 2등 몫은 거의 없다. 글로벌 질서에서 지식 수입국은 지식 생산국처럼 자유롭고 주도적이지 못하며 종속적이다.

이번에 선보인 챗 GPT 서비스는 1998년 '검색'을 무기로 인터넷 시대 풍미한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역사 뒤안길로 보내는 일이다. IT시장의 '게임 체인저'이자 뉴 패러다임이다. 한국이 챗 GPT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 예전처럼 후발주자로 쫓아가서는 안 되고 뒤처지면 따라갈 수도 없다.
openai 홈페이지 캡처
또 국내 관련 산업은 물론이고 한국 정치, 경제 참여자 모두가 능동적으로 초거대 AI 패러다임에 대처해야 만한다. 하루빨리 정부가 초거대 AI 챗 GPT의 중요성을 알고 현상과 파급효과, 대처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규제가 아니라...<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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