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확 달라졌어요"…'핫플'로 떠오른 노원구 아파트

특례보금자리론 수혜 지역 노원구

"부동산 규제 완화·대출 상품 출시, 실수요자 관심 증가"
"집값 하락·고금리 우려 여전…선뜻 매수 드물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전경. 사진=한경DB
"규제 해제보다 특례보금자리론 발표 이후에 더 문의가 늘었습니다."(노원구 상계동 A 공인 중개 관계자)

서울 노원구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들이 주목하는 '핫플'로 떠올랐다. 소득 요건과 대출 규제를 없앤 특례보금자리론 조건인 9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서다. 노원구 일대는 교육을 비롯한 각종 인프라가 완성형인데다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이다.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특례보금자리론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노원구다. 부동산R114가 전국 및 주요 지역 시세 구간별 재고 아파트 비중을 살펴본 결과 노원구의 재고 아파트 81%는 특례보금자리론 주택가격 상한인 9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도봉(80%) △중랑(78%) △금천(76%) △강북(74%) △구로(65%) △관악(55%) △은평(52%) △성북(50%) 등 순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노원구 부동산 시장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규제 완화에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까지 발표나면서 작년보다 실수요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대기가 길었던 매물이 많다보니 집주인들이 매물을 걷기 보다는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상계동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작년에는 문의조차도 없었는데, 요즘엔 문의도 꽤 늘었고 10명 중에서 1명꼴로는 직접 집을 보러 오기도 한다"며 "현장에 실수요자들이 찾아오는 것 자체만 봐도 달라진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전경. 사진=뉴스1
집주인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매물을 거두는 한편, 호가를 조정할 기회를 보고 있는 이들도 있다. 상계동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여전히 호가가 높은 매물들이 많다"며 "집값이 다시 오르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매물을 거두는 집주인도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문의만 늘었을 뿐 실제 매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 중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계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아직은 금리도 높고 집값이 더 내려간다는 얘기가 많지 않느냐"며 "문의는 늘었지만 선뜻 매수를 하는 실수요자들은 거의 없다.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아직 눈에 띄는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 시행으로 급매물 소진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서울은 물론 서울 외 지역에 쌓여 있는 9억원 이하 급매물이 거래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초반 흥행 여부에 따라 기간 연장이나 증액 여부가 추가로 검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정이 내년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사진=한경DB
한편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접수는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 상품은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안심전환대출 등을 합친 상품이다. 기존 보금자리론과 비교해 주택가격 상한이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됐고, ‘부부합산 연 7000만원’이던 소득 요건은 없어졌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적용되지 않는다.

대출 한도는 최대 5억원이다. 금리는 우대형과 일반형으로 나뉘는데 각각 연 4.65~4.95%, 연 4.75~5.05%다. 예상 평균 금리는 연 4.65%로 4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연 5.04~5.54%)보다 약 0.4~0.9%포인트 낮다.

무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도 기존 대출 갈아타기나 임차 보증금 반환 등의 목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자도 기존 주택을 2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일로부터 30일 이후에 대출이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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