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각국, 누구와는 헤어질 결심…보호무역주의 갈수록 거세져"

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간담회
美·中 갈등에 '공급망 붕괴' 우려
“정책 지원을 ‘전략산업 맞춤형’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지난 21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쟁국은 반도체, 배터리 같은 전략산업에 훨씬 더 많이 지원한다”며 “우리만 가만히 있으면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지고 결국엔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법인세 인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무차별적인 법인세 인하보다는 전략산업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여야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4%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최 회장은 “법인세 인하는 꼭 필요하지만 수준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전략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세금을 깎아줘도 투자를 안 하는 곳과 투자를 늘리는 곳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선 “모든 나라는 누구하고는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헤어질 결심’을 했다”고 진단했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경제블록화와 이에 따른 공급망 붕괴를 ‘헤어질 결심’에 비유한 것이다. 최 회장은 “하나였던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다 보니 내 것을 지키려는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고 시장이 변했다”며 “이제 작은 시장도 개척해 우리 것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 한파 우려에는 “콘셉트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며 “똑같은 직업과 형태를 만들어 고용을 계속 창출하라고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양한 형태의 고용 유연성을 갖춰야 고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최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비용 증가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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